[최상현의 정책톡톡] “맨날 편의점도시락 먹어요” 세종시의 가난한 7급 공무원들

최상현 2024. 5. 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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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세종에서 솔직히 매달 200만원 남짓 받아서 어떻게 살아요.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세종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한 7급 공무원은 "생활고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7급 국가직 공무원은 중앙부처가 다수 소재한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종시 이전 1세대 공무원들은 주택 특별공급으로 비교적 주거 여건이 안정적이지만, 최근에 입직한 공무원들은 주거 부담에 시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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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내 한 상가 모습. [이미연 기자]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세종에서 솔직히 매달 200만원 남짓 받아서 어떻게 살아요.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세종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한 7급 공무원은 "생활고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4년 7급 1호봉 기본급은 205만600원입니다. 여기에 시간외근무수당과 직급보조비, 명절휴가비, 식비 등을 합치면 평균적으로 매년 3266만원 정도를 받는다는 설명입니다. 매달 272만원 정도인데, 여기서 각종 세금과 공제, 그리고 연금 기여금 등이 나갑니다. 실수령으로 손에 쥐는 돈이 200만원도 안 될 때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업무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초과근무를 지양하도록 하는 풍조가 퍼지면서, 통장 사정이 더 팍팍해졌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7급 국가직 공무원은 중앙부처가 다수 소재한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부처는 승진을 위해 세종 본부 근무가 필수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세종시에 본가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대개 자취할 집을 알아서 구해야 합니다.

세종시 이전 1세대 공무원들은 주택 특별공급으로 비교적 주거 여건이 안정적이지만, 최근에 입직한 공무원들은 주거 부담에 시달립니다. 신도시로 건설된 세종시에는 원룸이나 다가구주택과 같은 저렴한 주거형태가 별로 없습니다. 오피스텔이 거의 최선의 선택인데, 월세 50만원에 관리비 20만원 정도가 평균입니다. 주거비에 더해 필수적으로 지출되는 통신비와 보험료, 교통비 등을 떼고 나면 남는 돈은 100만원도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에 반해 세종시 물가는 비싼 편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하는 시도별 외식비에서 세종시를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끼에 만원 미만인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른 7급 저연차 공무원은 "그나마 평일엔 구내식당을 이용할 있지만, 주말에는 밥먹을 곳 찾기가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젊은 공무원들의 공직사회 이탈이 잦아지는 것도 낮은 급여 요인이 큽니다. 인사처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평균 재직연수는 14.2년으로 2018년의 16.2년에 비해 2년 감소했습니다. 공무원이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의 과반(51.2%)이 '낮은 급여수준'으로 지목됐습니다. 20대 이하의 경우 67.9%, 30대의 61.9%가 급여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공무원의 급여가 박봉인 데에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영향도 있습니다. 2022년과 2023년 최저임금은 각각 5.1%와 5.0% 올랐는데, 같은 기간 공무원 보수는 1.4%와 1.7%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그나마 올해에는 최저임금 상승률과 같은 2.5% 인상을 받았습니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에도 공무원들은 쉬지 못했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결혼과 출산은 언감생심입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1을 넘었던 세종시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0.97로 하락했습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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