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PA패션’ 지형 바뀌나?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로 시작된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1년에 최초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선보인 이후 3년만인 올해 오프라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부터는 단독 매장 대신에 대기업 유통사가 운영하는 쇼핑몰 및 백화점에 입점하는 ‘숍인숍’ 점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데, 오픈할 때마다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기존 국내 토종 SPA 브랜드들의 경쟁 지형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유통사 최초 매장으로 오픈한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몰 수원’은 지난달 28일까지 한달(31일)간 매출 1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매장 내에 방문객은 14만1700여 명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티셔츠, 데님, 블레이저 등 제품 단가가 높지 않은 베이식 캐주얼웨어 브랜드에서 월 매출 10억 원 이상을 달성한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롯데몰 수원에 입점된 다른 SPA 브랜드를 비롯한 패션 매장 전체를 통틀어 비교해보더라도 무신사 스탠다드의 매출은 최상위권 수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몰 수원과 인접한 위치에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는 스타필드 수원에 지난달 19일 오픈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필드 수원 매장의 매출은 약 5억 원에 달한다. 현재 추세라면 오픈 직후 한달 매출 10억 원을 손쉽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 말까지 유통사 쇼핑몰 및 백화점에 입점하는 방식을 앞세워 오프라인 매장을 최대 3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SPA 패션 브랜드의 지형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무신사 스탠다드의 경우 2023년 매출이 정확히 공개된 것은 없지만 연간 2000억 중반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는 오프라인 매장이 5곳에 불과한 실적으로 포함된 것인데, 올해 유통사 매장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매출 볼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토종 SPA 브랜드 중에서는 신성통상의 탑텐(TOPTEN)이 연 매출 9000억 원 이상으로 가장 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어서 이랜드에서 전개하는 스파오(SPAO)의 매출은 지난해 4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서 운영하는 에잇세컨즈가 지난해 매출 3000억 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만약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들이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면 에잇세컨즈를 넘어서고 국내 SPA 브랜드 ‘톱 3’ 자리에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대외적 환경적인 측면에서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도 SPA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의류 및 신발 품목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5.3%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9%)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PA 브랜드는 제조와 유통을 일원화하면서 마진을 최소화하는 대신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로고 또는 화려한 그래픽을 없애는 대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과 퀄리티를 제공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에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성향이 늘어나면서 SPA 브랜드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10~30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트렌디한 실루엣과 핏을 갖춘 무신사 스탠다드가 주목받으며 국내 SPA 패션 시장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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