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윤형근이 얻은 영감은…국내 미공개 작품 27점 전시

황희경 2024. 5. 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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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윤형근(1928∼2007)은 쉽지 않은 삶을 살았다.

윤형근은 한국을 방문했던 화상 장 브롤리가 제공한 파리 레지던시에 3개월간 머물면서 대형 회화들을 그렸고 이 작품들은 같은 해 가을 장 브롤리 갤러리에서 전시됐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2일 개막한 '윤형근/파리/윤형근'전은 1980년대 파리에서의 한지 작업과 이후 2002년 장 브롤리 갤러리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두 차례 파리 시기 작업을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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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갤러리 개인전…올여름 전작도록 공개 예정
윤형근, 'Burnt Umber & Ultramarine', 1981, 한지에 유화, 47x63cm[PKM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단색화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윤형근(1928∼2007)은 쉽지 않은 삶을 살았다. 서울대 미대 재학 때는 국립 서울대 설립안 반대 시위를 하다 제적됐고 반공단체인 보도연맹 사건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일도 있었다. 한국전쟁 때 서울에서 부역했다는 이유로 6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다. 1970년대 고등학교 교사 시절에도 부정입학 비리를 따지다 반공법 위반 혐의로 끌려가기도 했던 그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전해 듣고 울분을 담아 쓰러진 검은 기둥을 그렸다. 국내 정세에 좌절한 그는 1980년 12월 결국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파리에서 그는 물감을 묽게 스미게 하는 기존 작업 방식을 고수했지만, 그동안 사용했던 캔버스 대신 한지를 활용했다. 1년 반 파리에 머무는 동안 그는 캔버스 작업을 하지 않고 한지 작업에만 몰두했다.

이렇게 시작됐던 파리와의 인연은 2002년 또다시 이어졌다. 윤형근은 한국을 방문했던 화상 장 브롤리가 제공한 파리 레지던시에 3개월간 머물면서 대형 회화들을 그렸고 이 작품들은 같은 해 가을 장 브롤리 갤러리에서 전시됐다.

윤형근, 'Burnt Umber & Ultramarine', 2002, 리넨에 유화, 97.8X162.5cm[PKM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2일 개막한 '윤형근/파리/윤형근'전은 1980년대 파리에서의 한지 작업과 이후 2002년 장 브롤리 갤러리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두 차례 파리 시기 작업을 재조명한다.

전시에 나온 27점은 모두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일부 작품은 2002년 장 브롤리 갤러리 전시와 지난해 파리의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전시 때 소개되기도 했지만 국내 전시는 처음이다.

1차 파리 시기 한지 작업은 크기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작은 화면 속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Ultramarine)과 땅의 빛깔인 다색(Umber)을 섞어 오묘한 검정빛을 만들고 이를 담은 구도를 문(門)으로 표현한 '천지문'(天地門) 회화의 기본 개념은 그대로 담겨 있다. 파리에 머물며 자신의 조형 어법에 확신을 갖게 된 윤형근은 이후 2차 파리 시기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보다 큰 화면에 힘 있게 표현했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작가는 두 차례 파리에 체류하던 때 파리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기보다는 그간 자신이 추구해 온 것이 옳았고 그것을 꿋꿋이 해야겠다고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 전경[PKM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에는 윤형근이 파리에서 가족과 찍은 사진, 지인에게 보낸 엽서, 파리에서 사용한 드로잉북 등 각종 자료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는 6월29일까지. 이어 7월4일부터는 윤형근의 고향인 충북 청주의 청주시립미술관에서도 윤형근 개인전이 열린다.

한편 박 대표는 "2014년 시작했던 윤형근 작업의 아카이브 정리가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올해 여름부터 순차적으로 별도 사이트를 통해 윤형근의 전작도록(카탈로그 레조네)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형근 작가 [PKM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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