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정부, 앵무새처럼 2000명 증원 주장"

문세영 기자 2024. 5. 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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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으로 취임한 임현택 의협 회장이 2일 취임식에서 정부의 의료·교육농단을 바로잡겠다며 의료계 단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자율적 의사 결정을 원하고 있어 의료계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료계의 단일된 의견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의협 집행부는 의대생, 전공의, 의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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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임 회장 독단 우려, 자율 의사 결정할 것"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왼쪽)을 비롯한 의협 집행부가 2일 오전 의협회관 지하 대강당에서 임 회장 취임식을 갖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으로 취임한 임현택 의협 회장이 2일 취임식에서 정부의 의료·교육농단을 바로잡겠다며 의료계 단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자율적 의사 결정을 원하고 있어 의료계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강경파 의료계 인사로 꼽히는 임현택 회장이 이끄는 의협 집행부가 2일 공식 출범했다.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4월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 증원 인원을 2000명으로 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보고 판단할 때까지 의대 모집 정원 승인을 보류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며 “정부의 무도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앵무새처럼 주장하고 있는 2000명 증원 근거는 이미 연구 당사자들에 의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됐음이 만천하에 밝혀졌다”며 “최근 국립 의대들의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토록 한 것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아무런 근거조차 없음을 정부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 집행부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출범했다고도 밝혔다. 임 회장은 “의협은 과학적인 근거 제시를 통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나아가 한심한 정책인지 깨닫도록 하겠다”며 “의료농단이자 교육농단을 바로잡는 시작은 바로 오늘 42대 집행부가 출범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임 회장은 “우리가 갈등 속에 빠지고 분열되는 것은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며 “사분오열되어 패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그런 상황에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게 정부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힘을 모아 결집된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 갈등의 봉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협 집행부 정책이사를 맡았지만 2일 열린 첫 상임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전날인 1일에는 대전협 내부 공지를 통해 “임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의료계의 단일된 의견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의협 집행부는 의대생, 전공의, 의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의협과 협의한 바 없으며 의협과 전공의 간 의견 조율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의료계와 일대일 협의체 논의도 가능하다”며 “의사단체는 대화를 거부하지 말고 의료개혁특위에 꼭 참여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적극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으나 의료계 내부의 불협화음으로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도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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