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70엔 막아라’…일본, 사흘 만에 또 ‘환율 방어’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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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사흘새 두 차례나 환율 방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당국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70엔대까지 하락할 경우, 물가가 치솟고 실질 임금이 하락하는 등 국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엔-달러 환율이 170엔을 넘으면 수입물가 상승률이 13.5% 치솟는 동시에 실질임금 산출에 쓰이는 물가상승률이 3.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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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물가 급증으로 실질임금 하락할까 우려”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사흘새 두 차례나 환율 방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당국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70엔대까지 하락할 경우, 물가가 치솟고 실질 임금이 하락하는 등 국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미국 현지시각 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7엔대에 거래되던 엔화 환율이 한때 153엔대 초반까지 4엔 정도 급등했다”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환율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정책금리를 5.25~5.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움직인다는 보다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동시에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인상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일간 금리차 추가 확대에 대한 우려가 일단 사라지자,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어 이날 오후에도 외환시장에서는 한차례 더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한때 달러당 엔 환율이 153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연준은 1일 정책금리를 6회 연속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장기 금리가 하락했고, 이 시점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매수-달러 매도’로 환율 개입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엔화 가치는 지난달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60엔대로 34년만에 최저 수준을 찍은 뒤, 곧바로 대규모 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54엔대까지 갑자기 가치가 올라갔다. 당시에도 일본 언론들은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잔액’ 등을 분석해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이 5조엔(약 44조원) 규모의 ‘엔 매수-달러 매도'를 통해 엔화 가치를 달러당 약 5엔 정도 끌어올린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 정부가 한 주간 두차례나 대규모 환율 방어에 나섰다는 정황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환율 방어에 최근 적극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방어선이 뚫릴 경우, 수입 물가가 급증해 국민 생활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특히, 엔화 가치가 달러당 170엔대까지 떨어지면 파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엔-달러 환율이 170엔을 넘으면 수입물가 상승률이 13.5% 치솟는 동시에 실질임금 산출에 쓰이는 물가상승률이 3.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급여인상률이 3.4% 미만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질임금은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엔-달러 환율이 160엔이면 수입 물가 상승률이 8.7%, 실질임금 산출에 쓰이는 물가상승률은 3.2%로 오는 가을께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이 연구소는 분석했다.
실제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환율 개입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일본 전체가 실질 임금을 올리려고 하는데 (엔저 영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의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내수 기업은 역풍을 맞는다”며 ”임금 인상을 통해 ‘실질임금 플러스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시다 후미오 정부의 목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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