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이사회' 역할론…"밸류업 공시 참여해 관리·감독해야"

[밸류업 가이드라인]금융위·거래소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 개최
"이사회 보고·심의·의결 시 밸류업 신뢰도 상승"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중견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4.4.17/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를 앞두고 이사회 권한과 책임이 강화된다.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관리·감독을 이사회가 담당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다.

이달 중 최종 의견 수렴을 거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이 확정·발표되면,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은 △자율성 △미래지향성 △종합성 △선택과 집중 가능성 △이사회 책임 등이다.

기업들이 참여 여부와 작성 내용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며,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선정해 공시하도록 했다.

특히 기업 경영관리의 결정기관이자 감시기관인 이사회의 참여도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당국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이사회의 보고·심의·의결 등을 권장하기로 했다.

이사회의 보고·심의 또는 의결을 거친 경우, 이사회의 개최일자나 심의 내용 등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기재해 계획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도 밸류업을 위해 이사회 참여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기업 밸류업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정책심포지엄에서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직접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산업특성, 기업 여건 등을 고려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같은 날 이수철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총괄대표는 "한국증시 저평가 원인은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주주와 기타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 이해관계를 일치시키지 못한다면 이사회 변화를 유도하고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