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尹 천하’서 독이 든 성배? 與원내사령탑, ‘구인난’ 속 누가 될까
親尹 이철규 ‘불출마설’도…“거야 특검법 정국서 이탈표 막아 내야 하는 어려운 자리”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에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전히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과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과 관련해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며 자유로운 출마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또 당 차원에서도 경선 일정을 당초 3일에서 9일로 일주일가량 미뤘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계파 갈등과 총선 책임론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현재까지 원내대표에 나서겠다는 후보 의원이 단 '한 명'에 그친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 5월2일 기준 원내대표직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은 수도권 3선의 송석준 의원뿐이다. 송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아무리 험하고 고된 길이라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적극 나서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가는 길에 제가 짊어져야 할 짐이 있다면 그 어떤 짐이라도 기꺼이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4선(박대출)·3선(성일종·이철규·추경호) 의원들은 현재 출마를 고심 중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당이 총선 참패 후 위기 상황이고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범야권도 특검법 정국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후보들도 원내대표직을 '독이 든 성배'로 여기며 선뜻 출마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도읍 의원과 김성원 의원 등도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단독 추대론'까지 거론됐던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지난 1일 복수의 매체 보도를 통해 '불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해 이 의원은 일단 SNS를 통해 "경선과 관련해 어떠한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불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비윤(非윤석열)계 인사들은 물론, 같은 친윤계 배현진 의원까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 만큼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시사저널에 "이번 원내대표 자리는 독배다. 거대야당이 각종 특검법을 밀어붙일 텐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투표할 때 혹시라도 '이탈표'가 나오면 그 즉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인 만큼 어려운 자리"라며 "당내에서도 특검법안 관련 해서 당론을 계속 따를지 불확실하다. 이 의원 본인도 스스로 자신이 이탈표를 막아낼 적임자인지 고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이 의원의 고심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에 지워질 부담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오해받을 생각이 없다. 민심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소위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실어주는 모습으로 당내 질타를 받았다. 특히 이번에는 총선까지 참패한 당 위기 상황인 만큼, 역풍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 황우여 비대위원장도 원내대표 경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당을 재건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원내대표 경선은 국회의원들의 기류를 알기 어려운 만큼 제일 어려운 선거"라며 "경선과 관련해 제가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의원들이 자유로운 의사를 가지고 판단해서 잘 뽑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3일이 경선 예정일이었으나 일주일가량 미뤄진 것이다. 관련해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취재진에 "많은 분들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고, 지난번 당선자 총회 때 의원님들이 후보들의 비전이나 원내 운영에 관련한 생각을 들어보고 토론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 문제제기를 해서 선거일을 9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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