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룰 개정 논의…민심 반영되면 당권 경쟁 판 커진다

박기범 기자 2024. 5. 2. 12: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힘, '황우여 비대위' 구성되면서 전대룰 개정 논의 착수 예정
민심 반영 비율 촉각…민심 높아지면 비윤계 당권 도전 가능성↑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당선인(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공식 출범한다. 비대위는 출범과 함께 현행 당원 100% 전대룰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 안팎에서 전대룰에 일반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만큼 전대룰 변경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출범을 의결한다. 당은 지난달 29일 당선자 총회에서 새 비대위원장에 5선의 당대표를 지낸 황우여 상임고문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날 황우여 비대위가 출범하면 총선 패배 이후 24일 만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게 된다.

이번 비대위는 조기 전당대회를 위한 '실무형'으로, 출범과 함께 전대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지난 전대를 앞두고 도입된 '당원 100%' 전대룰의 변경 여부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당대표 선출시 '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로 전대를 치렀으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친윤계 주도로 '당원 투표 100%'로 룰을 변경했다.

당시 수도권과 일반 민심을 반영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친윤계는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전대룰을 바꿨다. 그 결과 일반 국민 지지율에서 낮은 수치를 기록했던 김기현 대표가 친윤계의 지지를 업고 당선됐다.

당시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등 일반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인 비윤계 후보들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낙선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전대룰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등에서 여권이 참패했는데, 그 원인을 당원 100%로 치러진 전대룰에서 찾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이 수도권 민심을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전대룰이 개정된다면 비윤계 인사들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원 100%에 대해 "저를 떨어뜨리려고 한 룰"이라고 했다. 다만 나 당선인은 전대룰에 대해 "지금 숫자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의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본인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현재 당원 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에 민심이 반영되면 한 번 나서보겠다는 생각이 후보들에게 있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럴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안 의원은 당심 50대 민심 50까지 검토할 수 있다며 민심 반영 비율 확대를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불과 1년 반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서, 비서실장에 간 분이 한 건데 당원 100%를 하면서 당이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전대 출마에 대해선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전대룰 변경에 긍정적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은 전대룰 변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경우 일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관심사다. 여권에서는 기존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안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대룰 개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과 함께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인데, 비대위 구성을 두고 차기 원내대표와 논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은 3일에서 9일로 연기되면서 9일 이후에나 본격적인 비대위원 인선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 비대위원장은 "전대룰은 당헌당규 개정 문제다. 절차에 따라 의견을 원만하게 처리해야지 잘 못 건들면 큰 다툼이 생길 수 있다"며 "무게감 있고 신중하게 처리하겠다. 그래야 국민들이 신뢰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