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 끝난 2002 신화[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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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레전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달 26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FIFA 랭킹 134위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2 대 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 대 11로 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 감독도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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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레전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달 26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FIFA 랭킹 134위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2 대 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 대 11로 패했다. 이 대회 1∼3위는 파리올림픽으로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상황에서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해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첫 남자 축구 본선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 기간에 한국은 2004 아테네올림픽 8강, 그리고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6 리우올림픽 8강, 2020 도쿄올림픽 8강 등의 성적을 냈다.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 본선 출전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해외파 부재’와 ‘불운’까지 겹쳤다는 핑계들이 대표팀에서 나왔지만, 누가 봐도 ‘못해서’ 진 경기였다. FIFA 랭킹 134위 팀을 상대하는데 해외파에 행운까지 있어야 이길 수 있는 수준으로 한국 축구가 몰락했다.
파리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 실패가 국민에게 주는 상처는 간단치 않다. 올여름 새벽잠을 설치며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을 할 수 없다는 그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의 거듭되는 헛발질과 황 감독의 전술 부재 문제까지 한국 축구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분석이 쏟아졌다. 보다 근본적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이제 그만 막을 내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 축구는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크게 도약했지만, 4강 신화의 유효기간이 무한대로 계속 이어지면서 축구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Be the Reds’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전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그 당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축구를 넘어 국운까지 융성하게 했고, 그때의 신바람을 전 세계도 주목했었다. 당시 주역들 중 유럽의 명문 팀에서 활약하는 스타가 배출됐고, 국가대표 감독이 됐고, K-리그 감독이 됐고, 인기 예능인까지 됐다. 축구 예능 프로그램의 감독도 2002년 멤버가 대부분이었다. 우리 국민은 20년 넘게 그들을 응원했다. 그들이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지도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적지 않다. 2002년 월드컵 스타들의 현재의 영향력과 활동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2002년 월드컵 유공자법’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세계적 명감독 중에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많지 않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 감독도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그는 1970년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번에 입단했지만,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다. 선수 시절 이름을 떨쳤던 사람 위주로 감독을 뽑는 고정관념을 이제는 버릴 때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니어도 공부하고 노력하는 축구 전술가들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레전드는 존경받고 기억되어야 한다. 하지만 축구계 점유율과 영향력은 이제 과감히 줄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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