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주산지 광양·순천, 2년 연속 대규모 냉해 발생

장재혁 기자 2024. 5. 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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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이후에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열매가 10~20% 정도 밖에 안열렸어요. 앞으로 날씨가 좋아진다고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테니 수확할 게 없어 걱정입니다."

그는 "매실은 따는게 아니라 훑는다고 할 정도로 열매가 많이 열려야 정상인데 이 정도면 농사를 망친 것"이라며 "개화기 전후로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냉해를 입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매실 주산지인 광양·순천에서 대규모 냉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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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복
“근본적 대안 마련해야”
전남 광양시 다압면의 한 매실 농장에서 농장주 김동환씨가 매실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냉해 때문에 열매가 눈으로 샐수 있을 정도로 적다.

“개화기 이후에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열매가 10~20% 정도 밖에 안열렸어요. 앞으로 날씨가 좋아진다고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테니 수확할 게 없어 걱정입니다.”

4월26일 찾은 전남 광양시 다압면의 한 매실 농장. 예년 같으면 수정이 끝나고 착과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한창 자랄 시기지만 나무에 달린 매실은 눈으로도 셀 수 있을 정도로 수가 적었다. 6.6㏊ 정도 매실 농사를 짓는 농장주 김동환씨(64)는 재배면적의 80% 정도에서 냉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매실은 따는게 아니라 훑는다고 할 정도로 열매가 많이 열려야 정상인데 이 정도면 농사를 망친 것”이라며 “개화기 전후로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냉해를 입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나무에 달린 열매의 모습. 나무가 휘어질 정도로 많이 달려야 정상이지만 냉해로 인해 수가 적다.

매실 주산지인 광양·순천에서 대규모 냉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3월 초중순 따뜻한 날씨 탓에 꽃이 일찍 폈는데 이후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 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현장조사에 나서는 등 보상을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산지에선 최근 몇년 동안 이상기후가 상시화된 만큼 근본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광양시에 따르면 전체 매실 재배면적(2023년 기준 1348㏊) 가운데 3분의 1 정도에 달하는 400㏊에 냉해가 발생했다. 순천시는 220㏊에서 냉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꽃 피는 시기가 빨랐는데 이후 갑자기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정이 잘 안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순천의 경우 매화 개화 이후인 3월 10일 최저기온이 영하 4.7℃까지 떨어지는 등 영하와 영상을 오가는 오락가락 날씨가 반복됐다. 

농가들의 피해 신고도 이어졌다. 광양 다압농협 측에 따르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농가 250명 가운데 230명이 피해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수홍 다압농협 전무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들이 140명 정도 되는데 신고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피해 원인을 분석한 뒤 냉해가 맞다고 결론이 나면 농림축산식품부에 보상을 건의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재해보험금 외에 농약대 등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지 관계자들은 최근 몇년 동안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들 지역에선 지난해에도 냉해가 발생했다.

김씨는 “6.6㏊에서 제대로 농사를 지으면 연 60t 이상은 수확해야 하는데 최근엔 20t 이하로 수확량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에 냉해를 입어 올해는 수정 때 벌통을 놓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신품종이나 영농기술 개발을 통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전무는 “피해가 발생했을 때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는 것이 농작물 재해보험”이라며 “예산 지원을 늘려서라도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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