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불씨 살리려는 파월...“연준 다음 결정, 금리 인상은 아닐 것”

김은정 기자 2024. 5. 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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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5월 1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 응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 목표치인 2%를 향한 진전이 부족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는 있지만,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1일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 작년 9월부터 6회 연속 동결한 것으로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당초 시장은 올 1분기(1~3월) 물가·인건비 지표가 연달아 시장 전망치를 웃돌자 연준이 ‘매파적’ 스탠스를 드러낼 것으로 경계했지만 예상보다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이었다. 이에 시장이 안도하며 이날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0.23% 오른 3만7903.29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4%, 0.33% 하락했다.

◇금리 인하 불씨 살리려는 파월

FOMC는 성명에서 “최근 몇 달 동안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한다는 더 큰 확신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며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16일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올해 중 인플레가 완화될 것으로 낙관했다. 파월은 “개인적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더 큰 진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리 인상·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일축

한편 파월 의장은 시장의 우려가 컸던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라며 “연준의 다음 금리 변동 결정이 인상은 아닐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지적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우리가 받아 본 경제 성장률은 3% 수준이고, 인플레이션은 3%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경기 침체도 고물가도 아니라는 뜻이다.

◇미 국채 월간 감축 한도 600억달러→250억달러로

한편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는 동결하면서도 오는 6월1일부터 양적 긴축 속도를 줄이겠다는 통화완화적 조치를 내놨다. 양적 긴축 완화는 지난 3월에 시사했던 부분인데 이번에 구체적 축소 규모가 나왔다. 각종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당장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 가운데, 양적 긴축 계획을 완화함으로써 유동성을 시중에 더 공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보유 중인 미 국채의 월 최대 상환 규모(감축 한도)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그만큼 시장 유동성 흡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당초 시장은 300억달러 정도로 줄일 것으로 봤는데 이를 뛰어넘은 조치였다. 파월 의장은 “양적긴축을 감속을 하는 것은 예전부터 계획했다”며 “덜 완화적인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 양적긴축을 감속하는 게 아니고, 대차대조표를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FOMC 후 회견에서 언급했던 ‘연내 금리 인하가 적절해 보인다’라는 언급이 이번 회견에서 사라졌다는 지적엔 “우리의 기준금리 결정은 다가오는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해외 IB “비둘기적” 평가

한편 해외 투자은행(IB)들은 5월 FOMC 성명서와 파월 의장 발언 등이 비둘기적이었다는 반응이다. 이에 시장금리로 연준의 금리를 추정하는 페드워치툴에서 오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9%에서 30%로 하루 새 껑충 뛰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는 파월 의장 회견에 대해 “우려했던 것보다 매파적이지 않았고, 시장을 뒤흔들기보다는 FOMC 성명을 지지하는 발언이었다”며 “기본 메시지는 금리 인하가 연기된 것이지 철회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씨티는 “1분기에 인플레 진전이 중단됐으나 더 둔화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란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올해 1%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고 제프리스는 “정책금리 동결은 예상된 것이나 자산규모 축소 상한을 250억달러로 줄인 것은 예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RBC는 “다음 정책 움직임이 금리 인상은 아닐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비둘기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책결정문에 금리 인하 전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점을 볼 때 올해 0.7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BC는 오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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