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렸다고 좋아하다가 낭패봤다”…주담대 다시 4%대 꿈틀, 변동보다 고정 선호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5. 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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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선호 비율 49%→52.9%
반면, 변동금리는 16.9%→14.8%
주담대 금리 다시 4%대로 ‘꿈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모여 있는 각 은행 현금 지급기 [이충우 기자]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근 4%대로 반등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며 올해 초까지 내림세를 보이던 은행채 금리가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주담대를 받을 때 고정금리를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변동금리의 3.6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금리 차이가 좁혀질 때를 가정한 갈아타기 수요도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2023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담대 이용시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비율이 52.9%로 전년(49%) 대비 3.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4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만 20세 이상 5000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상승기에도 낮은 대출금리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30.8%)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한 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겪은 차주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뒤이어 ‘대출금리 변동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24.5%), ‘매월 원리금 상환금액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서’(23.5%)의 이유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비율은 14.8%로 전년(16.9%) 대비 감소하며 2년 연속 줄었다.

아울러 고정과 변동 금리차가 1.25% 포인트일 경우 변동금리 이용 의향 가구의 26.3%가, 1.0% 포인트일 경우 55.8%가 각각 고정금리로 이동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3% 포인트, 9.9% 포인트씩 늘어난 수치다.

실거주 목적의 1가구 1주택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더 낮아졌다. 1주택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67.8%)과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10.9%)이 전년보다 각각 2.5% 포인트, 1.7% 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30.7%)도 전년(38%)대비 6.3%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1년 집값 폭등세를 경험한 뒤 이 비율이 높아졌다가 대출금 상환 부담 등 영향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주택을 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가구 비율도 2022년(38.0%)보다 7.3%포인트 떨어진 30.7%로 조사됐다. 주택 구매 의향 비율은 유주택 가구(16.2%)보다 무주택 가구(55.6%)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가구주 연령이 낮을수록(30대 이하 가구 56.5%, 60대 이상 가구 9.7%) 높았다.

주담대 금리 다시 4%대로 ‘꿈틀’
주담대 금리가 최근 4%대로 반등하며, 이자 부담이 다시 가중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는 전날 기준 3.43~5.906%로 집계됐다. 두 달 전인 2월 말 3.28~5.47%와 비교하면 상단이 0.44% 포인트가량 뛰었다.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도 지난달 말 상승 전환해 이날 3.82~6.831% 수준을 보였다.

이제 시중은행에서 주담대를 받는다면 평균 연 4%대 이자를 내야 한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국민은행의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4.11%였다. 전달 3.94%에서 0.17% 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3.96%에서 4.00%로, 우리은행은 3.98%에서 4.02%로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소폭 내렸지만 이 기간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가 4% 이상인 곳이 3곳까지 늘어났다.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 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전일 평균 3.960%로, 3월 29일 3.764%에서 한 달 새 0.196% 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은행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산정하는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지난달부터 높아진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이 이달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는 시장 전망에 따라 금리가 선행해 움직이지만 코픽스는 전달의 자금조달비용이 반영돼 후행하는 지수다.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대출 예정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면 변동금리를 선호하지만 연말까지 한 차례 인하도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은행들이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향후 변동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는 금융 당국이 금리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은행 자체 주담대의 고정금리 비중을 연말까지 30%로 확대하도록 지시해서다.

이에 시중은행은 금리변동 주기가 5년인 ‘주기형’ 주담대를 앞세워 고정형 주담대 비율을 늘리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것은 물론 그동안 고정금리 역할을 한 혼합형(5년 고정+이후 변동)보다도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정형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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