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이 다녀간 보건대 '인당뮤지엄'…문화적 감성 '뿜뿜'

대구CBS 이재기 기자 2024. 5. 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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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바라본 인당뮤지엄. 이재기 기자


장롱이나 궤 같은 조선시대 목가구를 하나씩 모으던 가구컬렉션이 학생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소양을 길러줄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빼놓을 수 없는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 잡아 대구 북구의 문화발전소로 거듭난 곳, '인당뮤지엄'이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조선시대 목가구에 관심이 많았던 시아버님(보건대 김종옥 설립자)이 고화나 반닫이(궤짝)를 수집하는 취미활동을 하셨는데 그게 시작이 된 것 같아요. 저도 이화여고 시절부터 작가들이셨던 학교 선생님들의 영향을 받아 현대화(畵)를 무척 좋아했어요.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학교에 문화를 심고 학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좋았어요" 남성희 보건대 총장의 말이다.

학문 탐구보다는 기술 습득 같은 실용성 있는 취업교육에 중점을 두다 보면 학교분위기 역시 그런 쪽으로 흐르기 쉽다. 아름다운 교정보다는 잘 갖춰진 실습공간과 우선 사용하기에 편리한 시설들로 채워진 삭막한 공간과 특징없이 지어진 사각형 빌딩들의 집합.

하지만 직접 가서 본 보건대 캠퍼스는 달랐다. 캠퍼스가 아름답다고 알려진 대학들과 겨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교정은 잘 정비가 돼 있고 그 속은 멋진 조경과 '대지'(유영교作) 등 예술성 높은 조각품들로 채워진 이색지대였다. 50여년 전 칠곡 변두리의 산비탈에 세워졌던 삭막한 이미지 위로 예술과 문화적 감성이 덧입혀져 교정을 거니는 학생들의 모습과 조화를 이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보건대 캠퍼스의 인당 뮤지엄의 전면. 붉게 녹슨 외관 철판 마감재의 짙은 적색이 눈에 띈다. 이재기 기자
인당뮤지엄. 이재기 기자


캠퍼스를 돋보이게 하는 핵심 소재는 지난 2002년 대구아트센터로 출발해 인당뮤지엄으로 이름이 바뀐 대형 전시관의 존재다. 직사면체(5층건물) 건물의 외벽 마감재로 강철판이 사용되고 세월이 흘러 강철판을 뒤덮은 검붉은 '녹'의 컬러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학교 초입에서 계단길을 오르면 처음 접하게 되는 뮤지엄 건물의 인상이 강렬하다.

뮤지엄 건물의 배치와 내외관이 눈에 띄는 것은 건축가 김종규의 손을 거친 탓도 있겠다. 그는 화려한 소재보다는 절제된 표현을 추구한 작가로 아고라 뮤지엄과 갤러리 회원 등의 작가이기도 하다.

미술관 1층의 내부 모습. 이재기 기자


인당뮤지엄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2가지 요인 때문이다. 보건대 재학생들의 문화적 소양을 키우고 지역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전시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학교 측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미술관의 통로는 사진 처럼 좁고 길죽한 동원으로 배치했고 바닥과 벽은 콩크리트 마감기법을 채택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재기 기자

 
보건대에 따르면 인당뮤지엄의 누적 기획 초대전과 후원전 횟수만 16년간 37번이다. 이 기간 한국 근현대미술작품전, 제여란 초대전, 최인수, 차계남, 박종규, 권오봉, 이명미, 이배, 디트리히 클링에(독일)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2008년 5천명이던 관람객 숫자는 2018년 1만1009명으로 만명대 관객을 달성했으며 누적 관람객은 6만2천여명이다.

인당뮤지엄은 2개층 6개의 전시공간(총 660평)을 갖춰 칠곡 어울아트센터(80평)과 함께 강북 23만명의 문화적 요구를 담아내는 대표 전시공간이자 대구에서도 최고 시설을 갖춘 전시시설로 손꼽힌다.

남성희 보건대 총장은 29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자란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활동할 때만이라도 몸으로 예술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캠퍼스에 문화를 심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술과 미의 교육에서 더 나아가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되고자 장벽 없는 소통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보건대 캠퍼스 전경. 이재기 기자
대구보건대 교정의 학생들. 보건대 제공


인당뮤지엄은 △VR전시 활용 △비대면 프로그램 활성화 △SNS를 통해 칠곡지역을 넘어선 대구시민의 참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인당뮤지엄에서는 재학생 서포터즈제를 도입,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진행중"이라며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진행하는 서포터즈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고 뮤지엄콘서트, 인문학 특강, 문화가 있는 날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지속적인 투자와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거듭되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셀럽들도 인당뮤지엄 대중화에 힘이 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박종민 기자

방문한 대표적 인물은 하이브의 방탄소년단 멤버 RM이다. 2021년 11월 '숯'의 화가로 유명한 이배 작가 전시작을 감상하기 위해 보건대 인당뮤지엄을 방문했었다.

보건대 50주년 기념 이배작가초대전의 숯으로 설치한 작품. 정상환TV 캡처


RM의 SNS에 따르면 보건대 개교 50주년 특별기념전 이배 기획초대전이 열린 2021년 11월 7일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을 찾았고 이런 사실은 그가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가을님 가지마세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인당뮤지엄은 '지역민과 함께 한다'는 취지로 매년 두 차례 유명작가 초대전을 개최하고 전시를 무료개방하고 있다. 초대전이 진행될수록 칠곡시민을 넘어 대구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커뮤니티 속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면서 지역의 특별한 문화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김정 인당뮤지엄 관장은 30일 "미술관의 위치가 칠곡이어서 전시 초대 때마다 많은 분들이 칠곡까지 못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지만, 우수작가 초대전이 회를 거듭할수록 이제는 '언제 전시회를 하느냐'며 정기 전시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당이, 많은 시민들이 부담없이 사랑방 처럼 와서 즐기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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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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