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올라도, PF 미련 가득한 2금융권

황예림 기자, 권화순 기자 2024. 5. 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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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장 경공매를 3개월 단위로 의무화한 이유는 2금융권의 '버티기'와 무관치 않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새마을금고·신협 등 2금융권은 1년 새 연체율이 크게 높아졌다.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까지 부실 PF사업장을 본격적으로 경공매 시장에 내놓을 경우 '거품' 논란을 빚는 사업장 땅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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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연체율 추이/그래픽=윤선정

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장 경공매를 3개월 단위로 의무화한 이유는 2금융권의 '버티기'와 무관치 않다. 새마을금고만 해도 연체율이 7%를 이미 돌파했음에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며 사업장 매각에 소극적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실사업장이 다시 우량사업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2금융권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새마을금고·신협 등 2금융권은 1년 새 연체율이 크게 높아졌다.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연체율은 6.55%로 2022년말 3.41%에서 2배 가까이 올랐다. 올 1분기엔 연체율이 7~8%대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도 지난해말 5.07%를 기록한 후 올 2월 7%대에 진입했다. 2022년 말만 해도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3.59%에 불과했다. 신협 역시 지난해말 연체율은 3.63%였으나 올 2월에 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금융권은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했다. 특히 브릿지론 취급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이 직격탄을 맞았다. 저축은행은 올 1분기에도 충당금 부담으로 1000억원대 규모의 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순손실은 527억원으로 적자폭이 1년 새 2배 이상 커졌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순이익이 860억원으로 적자를 면했지만 1년 전 1조5573억원과 비교하면 95% 급감했다. 신협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5706억원에서 212억원으로 96% 줄어들었다.

건전성·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나빠졌으나 2금융권에선 부동산 PF사업장을 정리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저축은행은 적립해놓은 충당금 규모까지 감안해 원금의 70% 정도 가격을 매각가의 마지노선으로 보지만 원매자 쪽에선 원금의 40~50%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하는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경공매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로 경공매가 활성화하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손실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4개 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면서 저축은행 업권이 부동산 PF사업장을 경공매로 처리하면 30~50%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신평이 예측한 저축은행 업권의 손실은 적게는 2조6000억원, 많게는 4조8000억원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저축은행 업권에선 손해를 감수하는 최저선을 원금의 70%로 보고 경공매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는 경공매를 3개월마다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70%가 무너져도 가격을 계속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까지 부실 PF사업장을 본격적으로 경공매 시장에 내놓을 경우 '거품' 논란을 빚는 사업장 땅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이 부동산 PF사업장 재평가 기준을 공개하면 경공매 활성화 방안이 더해져 본격적인 가격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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