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서관 곳곳 ‘푸시킨 책’ 실종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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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러 도서관에서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 시집 초판을 비롯해 러시아 작가들의 고서들이 2022년 초부터 지금까지 최소 170권이 없어지는 미스터리한 도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 대학언어문명도서관의 아글레 아체초바 러시아서고 책임자는 "러시아 고서들은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아 구하기 쉽지 않다"며 "범죄조직의 절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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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작가 고서 170권 37억어치 도난
“다이아몬드보다 귀한 책” 평가
러 개입설속 단순 도난 가능성도
유럽의 여러 도서관에서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 시집 초판을 비롯해 러시아 작가들의 고서들이 2022년 초부터 지금까지 최소 170권이 없어지는 미스터리한 도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발생 시점이 그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여서 러시아 측의 조직적 개입 의혹도 일고 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유럽경찰기구 유로폴을 인용해 “최소 6개국에 산재한 도서관들에서 러시아 작가 책이 170권 이상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도난당한 책들은 대부분 희귀본 고서로, 금전적으로 따져도 최소 250만 유로(약 37억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SZ에 따르면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대 도서관에선 79권이 종적을 감췄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도서관에서도 푸시킨과 니콜라이 고골(1809∼1852) 등의 책이 도난당했다. 프랑스나 스위스, 독일 등 서유럽권 도서관 역시 러시아 작가의 책들이 사라졌다. 절도 사건을 추적해 온 유로폴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책들을 훔치려던 절도 용의자 4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푸시킨의 대형 초상화를 내거는 등 자국 문화 선전용으로 이용하는 점을 근거로 러시아 정부 혹은 관련 기관이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바르샤바대의 역사학자인 히에로님 그랄라는 “고서 분실은 조직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러시아 중앙이 관여한 게 확실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도난 고서 중 일부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경매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 권은 3만5000유로에 낙찰됐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 대학언어문명도서관의 아글레 아체초바 러시아서고 책임자는 “러시아 고서들은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아 구하기 쉽지 않다”며 “범죄조직의 절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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