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쌍끌이… 15대 수출 품목 중 13품목이 늘었다

조재희 기자 2024. 5. 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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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 두 자릿수 증가

4월 우리나라 수출이 주요 품목과 수출 지역에서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수출 온기가 일부 품목·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과 지역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8% 늘어난 562억6000만달러(약 78조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1월(18.2%)에 이어 3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수입은 5.4% 늘어난 547억3000만달러로 무역수지(수출-수입)는 15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7개월, 무역수지는 작년 6월부터 11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품목에선 반도체·자동차가, 지역에서는 미국·중국이 수출을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56.1% 급증했고, 자동차는 68억달러를 수출해 작년 11월(65억달러)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했고, 미국 수출은 자동차에 반도체까지 가세하면서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중 두 나라 수출이 전체 수출의 40%에 육박했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실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제품 수요가 빨리 늘고, 정체될 것이라 봤던 자동차 업황도 여전히 양호하다”며 “지난해 말 예상했던 것보다 흐름이 더 좋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규

◇13품목·7 지역 수출 늘어

4월 우리나라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3품목 수출이 늘었다. 또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에선 7개 지역에서 증가했다.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와 고가인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작년 11월 세운 최대 수출 기록을 6개월 만에 바꿨다. GM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의 수출 호조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는 56.1% 급증하며 6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대미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홍콩·베트남·대만에 이어 5위 반도체 수출 시장이었는데 3월엔 대만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홍콩 수출 물량이 대부분 중국으로 향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우리나라 3대 반도체 수출 시장으로 올라선 것이다. 올 들어 3월까지 대미 반도체 수출은 188.3% 늘어난 21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D램 모듈 수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지난 3월 2년 만에 동반 플러스를 기록한 IT 4대 품목은 4월에도 나란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디스플레이(16.3%), 무선통신(11.4%), 컴퓨터(76.2%)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그래픽=김성규

국내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에 생산 기지를 확대하면서 일반기계 수출이 4월 기준 역대 최대인 47억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5.6% 증가하며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21.3%), 석유제품(19%) 등도 20% 안팎으로 급증했다.

주요 9대 수출 시장 가운데에선 미국·중국·중남미 등 7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미국이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대중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2개월 연속 105억달러를 기록했다. 중남미(38.2%)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고, 아세안(10.5%), 일본(18.4%), 인도(18%) 등도 큰 폭으로 늘었다.

◇대미 수출, 석 달 연속 중국 앞질러

2003년 이후 20년 동안 중국이 차지해온 최대 수출 시장 자리에는 미국이 석 달 연속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2003년 7월부터 최대 수출국이었는데 지난해 12월 미국에 4억달러 뒤졌다. 올해도 2월부터 3개월 연속 미국에 뒤지고 있다. 수출액 차이도 2월 2억달러에서 3월 4억달러, 4월 9억달러로 벌어졌다.

미국 시장에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에 더해 반도체까지 수출 품목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수출 주력 품목들의 경쟁력이 약화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는 살아나고 있지만 다른 품목들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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