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이요?…“쉬는 건 언감생심이죠”
[KBS 대전] [앵커]
오늘은 법적으로 돈을 받고 쉴 수 있도록 정한 노동절 휴일입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나 배달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하루 쉬는 건 남의 이야기입니다.
보도에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비정규직 조리원으로 근무 중인 60대 이성민 씨.
30년 가까이 일하고 있지만 노동절에 쉬어 본 건 지난해 딱 한 번뿐 입니다.
학교 대부분 정상 수업이 이뤄지는 데다, 항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급식실 상황도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성민/초등학교 급식실 조리원 : "저희는 세 사람이 일을 하니까 빠지고 싶어도,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는 상황. 그러니까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50대 배달 기사 박우진 씨도 노동절에 쉬는 건 그림의 떡입니다.
법적 노동자가 아닌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유급휴일을 보장받을 길이 없다 보니 생계와 직결된 하루 벌이를 쉽게 놓을 수가 없습니다.
[박우진/배달기사 : "쉬는 날(휴일)은 콜비(수수료)가 평소보다 조금 높기 때문에 수입이 좀 나거든요. 그러니까 먹고 살기 위해서 아무래도 쉬는 날 남들 쉴 때 일을 해야 되는 그런 입장이죠."]
실제로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가운데 6명이 노동절을 포함한 공휴일에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새로운 업종이 생겨나고 노동시장도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법 개정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율현/민주노총 대전본부장 :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고, 노조법 2·3조를 개정해서 근로자 범위도 확대하고,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정부와 국회가 먼저 만들어주는 게…."]
올해로 134주년을 맞은 세계 노동절.
하지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노동자를 위한 오늘은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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