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미얀마에 봄은 올까…‘반군 탈환’ 접경 지역에 가다

정윤섭 2024. 5. 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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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에선 2021년 쿠데타로 민주정부를 무너뜨린 군부가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이에 저항하는 반군의 공세가 거세졌다고 합니다.

태국 정윤섭 특파원이 접경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정 특파원, 현장 상황은 어땠나요?

[기자]

네, 태국과 미얀마는 서로 맞닿아 있는 국경 길이만 2천 킬로미터가 넘습니다.

저희가 찾은 곳은 미얀마 미야와디와 연결된 태국 매솟이란 곳인데, 미야와디에선 특히 최근에 정부군과 반군간의 치열한 전투가 이어져 왔습니다.

지금 이 장면들 지난달 20일 매솟에서 촬영된 건데요.

국경 건너 도심에서 연기가 포착되는 등 매솟에서도 이 교전 상황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미얀마 주민 수천 명이 태국 매솟으로 피란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정 특파원이 갔을 때는 위험하진 않았나요?

[기자]

네, 저희가 태국 매솟을 찾은 건 지난달 24일입니다.

바로 전날까지 교전이 이어졌었는데, 이때는 일단 소강 상태에 접어든 상태였습니다.

[매솟 출입국 사무소 직원 : "오늘은 전투가 없네요. (어제도 전투가 있었나요?) 어제도 있었죠."]

[오토바이 택시기사 : "전투기에서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어요. 여기 매솟 시내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을 느꼈으니까요."]

국경쪽에도 가봤는데요.

바로 수십미터 건너 미얀마의 마을이 보이는 곳입니다.

집안 살림을 하고, 강에선 고기를 잡고, 겉으로는 평온한 일상을 되찾은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또 교전이 재개될 지 모르는 상황이죠.

태국쪽에선 혹시모를 자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철조망도 새로 교체하고, 장갑차도 배치하는 등 태국군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곳 주민들, 여전히 긴장감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두 도시 간 왕래는 어떤가요?

[기자]

네, 저희가 갔을 땐 아예 입국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미얀마 정부군이 철수하면서 담당 직원도 함께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경 시장이 다시 문을 열기도 했는데, 조금 색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상점들이 늘어선 곳은 미얀마 쪽이고요.

그리고 그 앞에 낮은 철조망과 울타리가 있는데 이게 바로 국경이죠.

그러니까 이 국경을 사이에 두고 태국 쪽 주민들에게 물건을 팔고 있는 겁니다.

전쟁 중이지만 그래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들이겠죠.

[앵커]

그런데, 정 특파원이 태국에서 미얀마 반군을 지원하는 미얀마인들을 만났다고 하는데, 어떤 분들이었나요?

[기자]

네, 저희가 그들 얘기를 듣고 수소문하다가 마침내 만날 수 있었는데요.

태국 매솟의 한 시골에 있는 통나무집에 함께 사는 미얀마인 여성 5명입니다.

이들은 재봉틀로 옷을 만들고 있었는데, 미얀마 반군에게 필요한 군복과 일상복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이에 저항했던 '시민 불복종' 운동에 나섰다가 결국, 폭정에 못이겨 태국으로 탈출을 감행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태국에선 불법 체류자 신분인데, 이렇게 숨어서 군복이라도 만들면서 반군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 여성들은 미얀마로 아예 돌아가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지금은 수배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지만, 물론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마 깐 고/미얀마 반군 지원조직 : "우리 나라로 돌아가야죠. 우리 혁명은 성공할 것이고, 혁명이 성공하면 돌아갈 겁니다."]

하지만 저희가 돌아온 뒤 알아보니 미얀마 미야와디는 다시 정부군 측이 장악했고, 지금도 여전히 미얀마 곳곳에서 뺏고 뺏기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고국에 돌아갈 날이 머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웅/촬영:KEMIN/통역:NICH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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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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