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일 전 교육장 “학교·학부모 호흡하며 정 있는 학교 문화 만드는 양평”

황선주 기자 2024. 5. 1. 19:06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교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못하는 일 도와주는 것이 교육청 역할”
유승일 전 양평교육지원청 교육장. 양평교육지원청 제공

 

“양평은 면적이 서울보다 넓은 데다 학교는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특성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부모들도 학교와 호흡하며 정이 있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인사 때 양평을 떠나 수원의 한 고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유승일 전 양평교육지원청 교육장. 그는 떠난 지 두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양평에서 지낸 2년은 마음 깊은 곳에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그는 학생 수 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는 양평 교육 현실 개선을 위해서는 특색 있는 교육 과정을 더욱 다채롭게 운영하고 관련 내용을 대도시에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도시 학생들이 도시에서 배우거나 경험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접하도록 하면 학생 수 감소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 당국이 교육 방법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고민해야한다고도 했다.

유 전 교육장은 “학교폭력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그래서 소송 등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학교에서 교육적 차원에서 해결하는 노력이 선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일 전 양평교육지원청 교육장. 양평교육지원청 제공

학교폭력 문제를 교육지원청이 심의위원회를 통해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소송 등 법적 분쟁은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로서의 보람됐던 일로 지난 2014년 수원의 한 고교 교감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일을 회상했다. 당시 그는 학교폭력 징계위에 회부됐던 학생의 퇴학을 면하게 해준 적 있었다.

그 학생이 졸업식 날 찾아와 ‘퇴학을 시키지 않아 대학진학을 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던 모습을 유 전 교육장은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교육자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선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그의 교육적 태도는 함께 근무했던 양평교육지원청 직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직원들은 “유연한 업무처리와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 현장을 찾아 적극적인 해결을 하려고 노력하신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농촌지역이라는 현실과 환경에 맞게 학교를 운영하되, 필요한 것은 교육청이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하던 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학교당 최소 두 번 이상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시설과 교육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 전 교육장은 학부모와 갈등을 겪다 숨진 서울 서이초 교사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학생 인권과 교권 모두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통과된 ‘교원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교권 문제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인권과 교권 문제는 학교와 교직원, 학생과 학부모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교육청이 지자체 등과 연계해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 전 교육장은 “학교가 우선이고 교육청은 학교를 지원해주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하기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책무”라고 강조했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