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일때 간다" 올 여름 日여행패키지 벌써 동나기 시작 [슈퍼 엔저③]

류난영 기자 2024. 5. 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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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일본 '얼리버드' 패키지 몰려
유니클로, 韓서 매출 1조 재돌파 전망
日맥주 수입 1위…아사히 '왕뚜껑' 2탄도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일본정부가 추계한 수치로, 역대 최대규모다. 지난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68만8100명으로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79.5% 증가했다. 이중 가장 많은 관광객 수를 기록한 국가 및 지역은 '한국'으로 85만7000명이 일본을 찾았다. 전년 대비 51.6% 늘어났다. 2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2.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슈퍼 엔저' 현상이 지속하면서 일본을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노재팬'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발길이 뚝 끊겼던 일본에 다시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국내 주요 여행사가 판매 중인 7~8월 일본 여행 얼리버드 패키지의 좌석이 거의 찬 상황이다.

한국 시장에서 철퇴를 맞았던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등의 실적도 성장하고 있다. 일본 맥주도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수입맥주 가운데 일본맥주가 1위로 뛰어 올랐다.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는 7~8월 성수기를 앞두고 판매 중인 일본 '얼리버드 패키지'의 예약이 이미 80% 마감됐다.

모두투어는 오사카, 북해도, 큐슈 등 일본 지역의 7~8월 얼리버드 할인 패키지를 진행 중이다.

여름 성수기에 인기가 높은 북해도 지역은 이미 보유석의 80% 수준으로 예약이 찬 상황으로 조기 마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외 연중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오사카, 후쿠오카의 여름 성수기 예약률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또 7~8월 성수기 인천~도야마 직항 노선은 보유석의 90%가 판매됐다.

하나투어는 얼리버드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7~8월 성수기 일본 예약이 전년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아직 7~8월 예약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시기가 아니어서 전년 대비 예약 현황을 비교하기는 조금 이른 시점"이라며 "지난 1분기 예약이 전년 대비 2배 정도 증가했는데, 최근 회복세를 감안하면 7~8월에도 전년 대비 높은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저가 이어지면서 일본 여행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시간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체 국제선 여객(454만3517명) 중 일본으로 향한 여객수는 186만7575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분기(1~3월) 133만6342명과 비교해 39.8% 증가한 것이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일본정부가 추계한 수치로, 역대 최대규모다. 지난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68만8100명으로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79.5% 증가했다. 이중 가장 많은 관광객 수를 기록한 국가 및 지역은 '한국'으로 85만7000명이 일본을 찾았다. 전년 대비 51.6% 늘어났다. 2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설치된 전광판에 일본행 항공기 정보가 나타나 있다. 2024.02.23. jhope@newsis.com

올해 1분기 일본에 이어 ▲중국(73만7418명) ▲베트남(66만4417명) ▲대만(54만9928명) ▲필리핀(22만9906명) ▲태국(21만4010명) 등이 10만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해외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1순위 여행지로 일본이 부상한 것이다.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일본 엔화 가치는 최근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9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엔데믹 전환과 역대급 엔화 약세 이른바 '엔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이 '저렴한 여행지'라는 인식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 지난 3월 일본을 찾은 관광객 중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3월 방일 외국인 수는 308만명으로 2019년 3월 대비 11.6%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이 66만31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보다도 13% 늘었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3·1절(3월1~3일) 연휴 기간 일본을 다녀온 여객은 21만여명으로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2019년 연휴보다도 4.5% 증가했다.

올 1분기 일본 여행 수요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송출객 수는 2019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에 견줘서는 34% 늘었다.

특히 올 1분기 송출객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예약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집계됐다.

하나투어도 1분기 기준 해외 패키지 송출객 수 중 일본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6% 회복한 것이다.

올 1분기 전체 해외 여행 가운데 일본 예약 비중은 27.3%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올해 1분기 맥주 수입량이 20% 가까이 감소했지만 일본 맥주 수입량은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1분기 맥주 수입액은 작년 동기 대비 19.8%, 수입량은 24.1% 감소했다. 반면 아사히·삿포로·기린 등의 일본 맥주 수입액은 125.2%, 수입량은 103.5% 증가했다. 17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일본 수입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2024.04.17. mangusta@newsis.com

같은 기간 모두투어도 일본 지역 송출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96% 회복한 수준이다.

전체 해외 여행 가운데 일본 지역 비중도 2019년 1분기 17.7%, 2023년 1분기 21.5%, 2024년 1분기 22.5%로 올라섰다.

이 같은 일본 여행 증가는 장기화하고 있는 엔화 약세와 더불어 일본 노선 확대에 따라 항공 좌석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동계 시즌과 맞물려 북해도 여행 수요가 급증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록적인 슈퍼 엔저와 일본 정부가 2022년 10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자유여행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하루 입국자 수 상한을 폐지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노재팬으로 2019년 하반기엔 일본 여행 수요가 제로에 가까울 정도였는데 올 1~3월 일본 여행객이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오랜 기간 일본에 가지 못했던 수요가 폭발한데다 엔저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일본계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노재팬 이후 한동안 국내에서 영업 적자까지 기록했으나 2022년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에는 연매출 1조원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FRL코리아)는 2022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이 9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한 1412억원을 기록했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 가운데 하나다.

일본 불매 운동 직전인 2018 회계연도(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당시, 매출 1조3781억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매장 수 역시 190여개에 달해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국내 의류 시장에서 점유율 4.7%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후 불매 운동 여파로 2019 회계연도(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영업손실까지 내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매출과 매장 수가 감소하자 점유율 역시 2020년 3.9%, 2021년 3.1%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4월28일 오픈하는 유니클로 경주점 전경(사진=유니클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2022년부터 점차 실적 회복 추세를 보이며, 국내 의류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업계에서는 예스(YES)재팬 분위기에 힘입어 유니클로가 올해는 매출 1조원을 다시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저 여파로 일본 제품 직구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알본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모는 전년 대비 11.0% 늘었다. 다만 일본 여행객이 늘면서 전년 증가율(29.8%) 보다는 둔화했다.

노재팬 직격탄을 맞았던 일본산 맥주도 회복세다.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인 '노재팬'의 대표 품목이었던 일본 맥주가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 맥주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예스 재팬' 현상의 선두 주자로 자리잡았다.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불매운동 후 급감했으나 지난해 700억원을 웃돌며 전년 대비 300% 가까이 증가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5551만6000달러(한화 약 751억원)로 전년대비 283.3% 급증했다. 이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업계에선 롯데아사히주류가 지난해 5월부터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한 '아사히 수퍼 드라이 생맥주캔(아사히 생맥주캔)'의 인기가 일본 맥주 침체를 반전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사히 생맥주캔은 2017년부터 약 4년간 연구 끝에 만든 제품으로, 캔 상부 뚜껑 전체를 벗기면 거품이 올라와 잔에 담긴 생맥주처럼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이른바 '왕뚜껑 캔맥주'로도 불린다.

당시 국내에선 미발매 상품임에도 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되며 출시 요청이 쇄도했다. 이에 롯데아사히주류는 340㎖ 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아사히 생맥주캔은 코스트코와 롯데마트 등 미리 판매를 시작한 점포에서 품절 사태가 이어졌다.

아사히 생맥주캔 등이 인기를 끌자 편의점 내 일본 맥주 수요도 늘었다. 한 편의점에선 올해 1분기(1월 1일~3월 27일) 일본 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3.5% 늘었다. 노재팬이 불거졌던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60.3% 증가한 액수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맥주 품목을 다양화하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올해 3월엔 아사히 생맥주캔의 두번째 시리즈 '아사히 쇼쿠사이'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달엔 오키나와 드래프트 맥주 '오리온더드래프트'를 공개했다. 오키나와산 보리와 오키나와 북부의 물로 만든 맥주로, 타 제품 대비 숙성기간이 1.2배 길고 맛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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