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불법 공유… K콘텐츠 팬들 '인식 성장' 시급

정한별 2024. 5. 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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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다운로드 피해 호소한 작품들
'범죄도시' 제작사 "땀과 노력을 허무하게 짓밟는 행위"
'파묘'는 작품의 불법 공유에 대한 강경 대응을 알렸다. 쇼박스 제공

K-콘텐츠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은 아직 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불법 유출 문제가 많은 영화 관계자들을 한숨 짓게 만드는 중이다.

최근 뜨거운 인기를 누린 영화 '파묘' 역시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 이끈 '파묘'는 최근 "일부 온라인 유저들이 특정 플랫폼을 통해 '파묘'의 영상 파일을 불법으로 공유하고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상을 무단으로 유출 혹은 유통하는 행태는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범법 행위다. 이에 당사는 현재 최초 유포자를 비롯해 영상을 불법으로 시청하거나 공유한 이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파묘' 이전에도 비슷한 문제들을 겪은 작품이 있었다. '미나리' 측 역시 국내외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작품이 불법적으로 유포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면서 "본편 영상을 무단으로 게시, 배포, 공유하거나 다운로드하는 모든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자 범법 행위이므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미쓰백' 또한 불법파일 유출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알려 시선을 모은 바 있다.

불법 유출은 영화 관계에게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행위다. '범죄도시' 제작사는 2017년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강경 대응 의사를 밝히며 "국내 영화 시장에서 부가판권 매출의 비중은 극장 매출의 1/4에 달하는 수준으로 높아졌기에 매우 중요한 유통 채널로 다뤄지고 있다. 상업영화 한 편을 개봉하기 위하여 발생하는 총제작비가 수십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요즘, 이러한 불법 유출로 인한 피해는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을 허무하게 짓밟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작은 영화도 큰 타격

'미나리' 측 역시 국내외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작품이 불법적으로 유포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판씨네마 제공

몇몇 작품들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법 다운로드 문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법적 대응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본지에 "스크린, 사운드, 몰입 환경이 갖춰진 극장에서 봐야 영화의 가치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작품, 불법 유통으로 인한 스포일러가 극장 관람 선택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작품일수록 불법 유통에 더욱 각별히 대처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K-콘텐츠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돈을 지불한다면 누구나 정당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가운데 불법 유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영상이 불법 공유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 기대작들이 해외에서의 개봉을 결정 짓는 경우도 많은 만큼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독립 영화 등 작은 영화의 경우에도 타격이 크다. 작은 작품은 제작비가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관객들이 돈을 제대로 주고 보기만 해도 충분히 제작비를 벌충할 수 있다. 불법 유출은 대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지 않나. 오프라인 상영관을 제대로 확보하지도 못한 작품들이 유출되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제작비를 충분히 회수하지 못한 창작자들은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불법 유출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까.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유출에 대한 처벌과 배상이 엄격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 유출과 관련해서는 정부 쪽에서 공조 수사 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강력한 제재가 생기기 전 대중의 인식이 성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불법 유출과 다운로드를 가볍게만 바라보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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