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자 타고 1000km 날아간 고양이… ‘여기 어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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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 모르게 택배 반품 상자에 들어간 고양이가 약 일주일 만에 1000㎞ 넘게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당시 가로 약 91㎝, 세로 약 91㎝ 크기의 반품 상자에서 발견된 고양이는 겁에 질려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는 고양이가 반품 상자에서 발견됐다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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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 모르게 택배 반품 상자에 들어간 고양이가 약 일주일 만에 1000㎞ 넘게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직선거리 약 325km)의 3배에 이르는 거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같은달 10일 미국 유타주에서 사라진 6살 고양이 ‘걸리나’가 엿새 뒤인 16일 약 1014㎞ 떨어진 캘리포니아주의 한 물류 창고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고양이를 발견한 이들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 직원들이었다.
당시 가로 약 91㎝, 세로 약 91㎝ 크기의 반품 상자에서 발견된 고양이는 겁에 질려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이튿날 직원 가운데 한명이 인근 동물병원으로 고양이를 데려갔다. 다행히 고양이는 다친 곳이 없었고 체온도 정상이었다. 약간의 탈수 증세만 있을 뿐이었다. 고양이를 살펴보던 수의사는 고양이 몸 안에 내장돼 있던 마이크로칩을 발견했다. 고양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칩이었다.
비슷한 시각 고양이의 주인인 캐리 클라크는 일주일 가까이 고양이를 찾고 있었다. 그는 동네에 전단을 붙이고, 페이스북에 실종 관련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하루 동안 금식까지 하며 고양이가 집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도했다.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수의사의 연락을 받은 클라크는 시엔엔에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유타주에서 1000㎞ 넘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고양이가 반품 상자에서 발견됐다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일주일 전인 10일. 클라크의 남편은 방에서 반품 상자를 포장하고 있었다. 남편은 반품할 예정인 신발 5켤레를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은 뒤 가위와 테이프를 가져오려고 방을 나섰다. 클라크는 “고양이가 남편 몰래 상자에 들어간 뒤 남편이 방으로 돌아와 (고양이가 상자에 들어간 줄은 전혀 모른 채) 상자에 테이프를 붙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자 무게가 13㎏이 넘어 남편이 상자에 고양이가 들어간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설명했다. 그는 “고양이가 상자 안에 숨는 걸 좋아한다. 고양이가 상자 안에 숨어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행복해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고양이가 반품 상자 안에서 사료도, 물도 없이 일주일 가까이 버틸 수 있던 이유는 상자의 이음새 한곳이 뜯어져 상자 안으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됐고 날씨가 지나치게 덥지도, 춥지도 않아 고양이 체온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클라크 부부는 한달음에 캘리포니아의 동물병원으로 달려가 고양이와 재회했다. 클라크는 “우리가 고양이와 다시 재회할 수 있던 것은 마이크로칩 덕분”이라며 “(반려동물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모든 반려동물 주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마이크로칩을 이식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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