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오월…5·18 영령에 전하는 영원한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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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소."
5·18민주화운동 제44주기를 2주일 여 앞둔 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5·18 제44주기를 17일 앞둔 이날 오후 기준 민주묘지에는 10여개 단체 500여 명이 방문해 오월 열사들을 향해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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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자식 잃은 유족들, 묘비 앞에서 애달픈 눈물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보고싶소."
5·18민주화운동 제44주기를 2주일 여 앞둔 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5·18민주유공자 고(故) 방비호씨의 아내 서무숙(67)씨는 남편의 묘비를 힘주어 끌어안으며 사무치는 그리움을 달랬다.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는 답답함을 가까스로 억누른 서씨는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묘비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입술을 겨우 떼 보고싶다는 한마디를 내뱉은 서씨의 눈망울은 어느새 붉게 충혈돼있었다.
서씨의 남편 방씨는 고문 후유증에 따른 알콜 중독 증세를 겪다 불과 52세의 나이로 지난 2009년 세상을 떠났다. 방씨는 5·18 직전 충남대 총학생회장단에서 활동, 전두환 신군부의 정권찬탈 행위를 지적하며 관련 학내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 도중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연행된 그는 대전국군보안대 지하실에서 모진 고초를 겪었다. 이후 육군계엄보통군법회의로 넘겨진 그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형 집행 도중인 1992년 5월15일 출소했다.
출소 이후 서씨를 만나 가정을 꾸리면서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오르는 듯 했으나 피폐해진 정신을 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생전 그를 내내 따라다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개인의 신변뿐만 아니라 가정의 평화를 위협했다. 수사기관의 일거수일투족 감시는 물론 이를 알아차린 이웃들로부터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안팎에서 비롯된 기관의 감시와 고문 후유증을 억누르기 위해 술을 도피처 삼았지만 이는 몸과 마음을 더욱 망가뜨렸다. 알콜 중독 증세를 앓던 그는 2009년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국가권력에 맞섰던 방씨의 의로운 행적은 지난해가 돼서야 재심 끝에 인정을 받아 무죄 판결로 이어졌다.
서씨는 이날 남편이 숨지기 전 먹고 싶어했던 산딸기를 들고 묘소를 찾았다. '자주 찾지 못해 더욱 미안하다'는 말도 건네면서 술을 묘소 곳곳에 뿌렸다. 차오르는 그리움을 삼킨 서씨는 묘소 위에 돋아난 푸른 잔디를 하염없이 쓰다듬었다.
서씨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많은 부침이 있었다. 수사기관에서 불쑥 찾아와 가족을 괴롭히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온 세월들이 불현듯 떠오른다"며 "오늘날까지도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열사들의 가족은 이렇게 어려운 삶을 살았거나 살고있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러 남편의 행적이 재조명되고 딸도 올바르게 컸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남편이 하늘에서 굽어살펴준 덕에 여기까지 왔다"며 "남편의 행동이 이땅의 민주화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편이 그리운 5월"이라고 하늘을 바라봤다.
5·18 제44주기를 17일 앞둔 이날 오후 기준 민주묘지에는 10여개 단체 500여 명이 방문해 오월 열사들을 향해 참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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