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보러 왔어요”…노동절 연휴 서울 관광지 꽉 채운 외국인 여행객들

강한들 기자 2024. 5. 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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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가 맞물린 1일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노동절인 1일 서울 중구 명동역. 엄마 차오니난씨(47)가 딸 니스유양(14)과 난생 처음 한국에 도착했다. 연휴를 맞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오는 2일 있을 NCT 드림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다. 니양의 아버지, 남동생은 중국 상하이에 두고 왔다. 차오씨는 “딸이 NCT 드림의 콘서트를 보고 싶다는 게 한국을 찾은 사실상 유일한 이유다. 딸이 아주 신났다”며 피곤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중국 노동절 연휴(5월 1∼5일)와 일본의 이른바 골든위크(4월 27∼5월 6일)가 겹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을 많이 찾고 있다. 특히 K팝 아이돌 콘서트가 가까운 시기에 잡히면서 ‘겸사겸사’ 여행도 즐기는 관광객도 많았다. 주요 관광지는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일 정도로 활기를 띄었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중구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거리가 북적였다. 지도·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여행객이 많았다.

지하철 명동역 3번 출구 인근 ‘명동 쉼터’에는 K팝 그룹 세븐틴의 포토카드·앨범 등을 벤치에 펼쳐 두고 뒤에서 꽃받침을 하고 사진을 찍는 중국인 관광객이 보였다. A씨는 “한국에서 산 세븐틴 앨범을 기념하고 싶었다”며 “지난 주말 콘서트에 가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세븐틴은 지난달 27~28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팔로우 어게인 투 서울’ 공연을 열었다. 양일 모두 매진돼 약 7만명이 콘서트를 봤다.

중국인 관광객이 1일 서울 중구 명동 인근 한 벤치에 K팝 그룹 세븐틴의 앨범·포토카드 등을 벤치에 펼쳐 뒀다. 강한들 기자
외국인 여행객들이 1일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화장품점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강한들 기자

K팝 그룹의 인기는 K-뷰티 열풍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화장품점에서 만난 자오난졔씨(25)도 세븐틴 콘서트에 가기 위해 한국에 왔다. 콘서트 관람과 쇼핑이 주요 일정이라던 자오씨는 기초화장 코너에서 10여분 간 머문 뒤 “중국에는 이런 매장이 없어서 특히 화장품을 많이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머리를 자르면 실패할 수 없는데 시간이 없어서 머리는 못 잘랐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에서 먹는 한국 음식’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전날 한국에 도착한 대학교 1학년 첸씨(19)는 “중국에 한국식 치킨 전문점이 많은데 한국에 와서 꼭 먹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차오씨도 “중국에도 있는 삼겹살, 냉면을 한국에서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객이 늘면서 상인들의 입꼬리도 올라가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정순례씨(56)는 “요즘은 오전 10시부터도 사람이 붐벼서 한국인이 반, 외국인이 반”이라며 “특히 중국 관광객이 삼색전, 녹두전을 좋아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건어물점을 운영하는 정연태씨도 “과거보다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커진 것 같다”며 “예전에는 김을 두 봉지 정도 사던 걸 10봉지씩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B씨는 “양은냄비, 막걸릿잔 등이 많이 팔려서 최근 매출이 올랐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금색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9만1347명에 달해 지난해 3월(7만3390명) 대비 약 32만명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에 비해서도 80% 수준을 회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중국 노동절 연휴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하루 1만6000명, 총 8만명 안팎일 것으로 예상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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