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부작’ ‘우연의 음악’ 쓴 미국 작가 폴 오스터 별세

임인택 기자 2024. 5. 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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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4 3 2 1' 등의 소설과 함께 "동시대 미국의 가장 위대한 문장가"로 평가받는 미국 작가 폴 오스터가 30일 별세했다.

폴 오스터는 1947년 2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맏이로 태어났다.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은 채 하루 6시간씩 지속적으로 글을 써왔고, 소설 18권 등 모두 34권의 책을 남겼다.

지난해 말 국내 소개된 두 권짜리 장편소설 '4 3 2 1'엔 폴 오스터 자신의 그림자가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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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7…소설 18권 등
미국 현대문학의 족적 뚜렷
미국 작가 폴 오스터가 지난 4월30일 저녁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7. ⓒLotte Hansen, 열린책들 제공

‘뉴욕 3부작’ ‘4 3 2 1’ 등의 소설과 함께 “동시대 미국의 가장 위대한 문장가”로 평가받는 미국 작가 폴 오스터가 30일 별세했다. 향년 77.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폴 오스터가 폐암 합병증으로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지난달 30일 저녁 숨졌다고 1일 보도했다.

폴 오스터는 1947년 2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맏이로 태어났다. 일흔살에 출간한 장편으로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4 3 2 1’(2017)에서도 드러나듯, 그에게 유대인 정체성은 공기처럼 중요했다. 그는 당대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컬럼비아대학에서 영문학·비교문학 석사까지 마치고 프랑스로 건너가 번역 등을 했다. 또 다른 유명 작가로 성장하는 리디아 데이비스(77)를 당시 만나 이후 결혼했다가 헤어졌다. 번역가로 활동하며 프랑스 시를 소개했고, 자신의 첫 책 역시 시집(‘Unearth’, 1974)이며 일흔 넘어서까지 시선집을 발표했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건 자전적 에세이 ‘고독의 발명’(1982)이다. 하지만 1985년 소설 시리즈 1부로 기획한 ‘유리의 도시’는 발표하기까지 17개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당해야 했다. 이듬해 ‘유령들’과 ‘잠겨 있는 방’을 출간하고, 마흔 되던 1987년 세 작품을 한 권으로 묶어 출간한다. 바로 그의 대표작 ‘뉴욕 3부작’이다.

이후 소설 ‘달의 궁전’(1989), 영화로도 만들어진 ‘우연의 음악’(1990), ‘거대한 괴물’(1992), ‘환상의 책’(2002), ‘어둠 속의 남자’(2008), ‘선셋 파크’(2010) 등을 펴내며 문학적 기교와 재치, 풍부한 기억과 예리한 관찰, 섬세한 재현 등으로 현대 미국 사회를 달통했다고 평가받는다. 에세이 ‘빵 굽는 타자기’(1997), 산문 선집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2019)에 더불어 영화 각본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왕성한 창작력으로 완성한 장편소설 ‘바움가트너’가 유작이 됐다.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은 채 하루 6시간씩 지속적으로 글을 써왔고, 소설 18권 등 모두 34권의 책을 남겼다.

폴 오스터를 “천재”라고 부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등 전세계 여러 현대 작가에게 영향을 줬고, 움베르토 에코는 “나에겐 두 종류의 문학이 있다”(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말을 인용해 그중 ‘자신의 작품이었으면 좋았을 작품’에 폴 오스터와 2018년 5월 타계한 필립 로스 등의 작품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말 국내 소개된 두 권짜리 장편소설 ‘4 3 2 1’엔 폴 오스터 자신의 그림자가 선연하다. 자신과 같이 1947년 미국 뉴어크에서 태어난 유대계 퍼거슨이 주인공으로, 서로 다른 네 운명의 퍼거슨이 경합하듯 삶을 전개하며 마침내 하나의 삶으로 통합되는 기발한 형식을 띤다. 이를 마무리하는 작중 소설가 ‘퍼거슨 4’는 썼다. “눈부신 외모의 열세 살 소년이 폭풍우 속에서 사망하는 장면을 구성하는 건 너무나 힘들었고, 스물한 살의 퍼거슨 3이 교통사고로 삶을 마감하는 장면을 세세히 묘사할 때는 너무 괴로웠다. …1971년 9월8일 밤, 퍼거슨 1의 죽음을 전하는 장면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마지막 ‘퍼거슨 4’가 4월의 마지막 날 부고를 알려왔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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