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줄부상, 자신의 어깨도 마음도 아팠던 주장 김혜성…연패도, 아쉬움도 날려버린 홈런 두방

김하진 기자 2024. 5. 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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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 김혜성. 연합뉴스



키움은 지난달 30일, 4월의 마지막 날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9-7로 승리하며 7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연패 탈출의 선봉장은 역시 ‘주장’ 김혜성(25·키움)이었다.

김혜성은 1회부터 홈런을 쏘아올렸다. 3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혜성은 무사 1·2루에서 롯데 선발 이인복의 7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타구를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키움은 김혜성의 홈런에 이어 김재현의 좌전 적시타, 김휘집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회에만 5점을 뽑아냈다.

한참 앞서가던 키움은 6회 이후 추격을 허용했다. 롯데는 6회 2점, 7회 1점을 뽑아내며 점수차를 좁혔다. 이 때 김혜성의 한 방이 또 나왔다. 8회초 로니 도슨이 우월 솔로 홈런을 치자 김혜성도 구승민의 초구를 받아쳐 또 다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날 키움은 9-7로 가까스로 이겼다. 김혜성의 홈런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키움에 있어서 김혜성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사실 연패의 시작도 김혜성과 연관이 있었기에 죄책감이 적지 않았다. 김혜성은 지난달 18일 KT전을 마치고 부터 가벼운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은 키움으로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상황이었다. 키움은 시즌 전부터 이주형, 장재영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포수 김동헌, 내야수 이재상, 외야수 이형종 등이 줄부상을 입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상황이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던 김혜성 본인 조차도 부상 여파로 뛸 수 없어 더욱 속상했다.

검진 결과 특이 사항은 없었지만 19일 두산전에 이어 21일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나오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더블헤더 2차전에서부터 연패에 빠졌다. 김혜성은 4월26일 삼성전에 복귀했지만 26~27일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28일에야 간신히 안타 하나를 뽑아냈지만 팀의 7연패를 막지 못했다. 그러다 사직으로 옮겨간 후 감을 찾은 김혜성은 결국 자신의 손으로 팀의 연패를 끝냈다.

홈런 두 방으로 감을 찾았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김혜성은 지난 4월7일 한화전에서 한 경기 홈런 2개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롯데전에서도 개인 두번째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동산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정도로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지만 홈런 타자의 유형은 아니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7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김혜성은 벌써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김혜성은 137경기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등을 기록했다. 타율 리그 3위, 안타 2위(186안타) 등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쓴 김혜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구단 역시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진출에 도전하는 김혜성의 뜻에 힘을 실어줬다.

김혜성이 그동안 스스로 말한 자신의 장점은 빠른 발이었다. 2018년 30도루를 달성했고 2021년 46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을 가져간 적 있다. 꾸준히 20도루 이상은 기록했다.

그러나 빠른 발만으로는 미국 도전을 하는데 있어서 조금은 부족했다. 김혜성은 유격수로 다시 돌아가고자하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 팀 사정상 이마저도 무산됐다. 그리고 김혜성이 보완한 부분은 장타력이었다.

김혜성은 “하체를 잘 사용하기 위해 비시즌부터 준비했다”며 “하체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히팅 포인트가 앞으로 나오게 됐고 그 결과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1회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나에게 찬스가 왔고 ‘무조건 살려야겠다’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홈런 이후 타격 느낌이 좋아 그 느낌을 계속 생각하려 했다”고 밝혔다.

키움 김혜성. 연합뉴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김혜성이 겨울 동안 준비한 것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 혜택을 받았던 김혜성은 미국 진출 후 최대한 걸림돌이 없도록 비시즌 동안 틈만 나면 봉사활동 시간을 채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장타력을 보강했고 노력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

주장의 책임감도 함께 짊어지고 있다. 김혜성은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속상했고 팀이 상위권에 있었는데 연패가 길어지는 것도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다행히 팀 내에는 그를 도울 고참 선수들이 있다. 김혜성은 최고참 이용규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이용규 선배님이 ‘잘 하는 팀은 연패를 하지 않는 팀’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세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혜성은 4월까지 5개의 결승타를 치면서 같은 기간 1위를 기록했고 득점권 타율도 21타수 11안타 0.524로 5할을 훌쩍 넘겼다.

시즌 전 “외부 평가는 신경쓰지 않겠다”라며 팀의 선전을 바랐던 김혜성은 지난해까지 팀을 지탱했던 이정후만큼의 활약을 선보이며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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