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 조립 5년 단축… "550만 고객 모르게 혁신했죠"

김나인 2024. 5. 1. 14: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유플 미디어플랫폼개발랩팀
IPTV 업계 최초 MSA 도입 성공
신규 기능 개발 주기도 짧아져
"데브옵스 문화정착 혁신 비법"
'LG어워즈'서 고객만족상을 수상한 LG유플러스 CTO 미디어플랫폼 개발랩 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어워즈'서 고객만족상을 수상한 LG유플러스 CTO 미디어플랫폼 개발랩 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어워즈'에서 고객만족상을 수상한 LG유플러스 CTO 미디어플랫폼 개발랩 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준, 오형석(MSA전환TF PM), 홍동근, 소태훈, 김상진 책임. LG유플러스 제공

"서비스 중단 없이 '고객이 모르게 혁신하라'가 모토입니다. 기차 선로가 매끄럽게 바뀌듯이 옮기고자 하는 기능을 오차 없이 새 플랫폼에서 구현하는 거죠."

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만난 LG유플러스 CTO(최고기술책임자) 미디어플랫폼개발랩 팀장과 팀원들은 업계 최초로 추진한 IPTV(인터넷TV) MSA(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전환작업을 바탕으로 'LG 어워즈' 고객만족상을 수상한 후 이같이 밝혔다.

MSA는 대규모 애플리케이션을 작은 서비스들로 나눠서 각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실행되도록 분할해 운영하는 기술이다. 전체 시스템을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개발하는 기존의 방식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이 기술을 도입해 혁신 속도를 높였는데, 개발 기간이 7년이 넘게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5월 킥오프 후 지난해 4월 약 2년만에 IPTV 서비스를 MSA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끝냈다. 20여회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을 썼다. LG 어워즈에서 가장 높이 인정받은 부분은 약 550만 IPTV 가입자가 서비스 중단의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시스템을 전환한 점이다.

IPTV MSA전환TF에서 PM(프로젝트매니저) 역할을 한 오형석 책임은 "MSA 전환은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어내듯 힘든 작업이었다"며 "새로운 기능을 플랫폼에 도입하려면 데이터 오차 없이 동기화해야 하는데 고객들이 서비스에 불편이나 이상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MSA 도입 후 IPTV 개발 속도가 약 7배 빨라질 정도로 효율성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신규 기능을 도입하려면 개발에만 5~7개월 소요돼 신속하게 요구 사항을 맞추기 어려웠지만, MSA 도입 후 평균 6~7주로 개발 기간이 단축됐다. 실제 MSA 도입 후 하나의 요금제로 원하는 VOD(주문형비디오)를 한 달에 두 번 골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환승구독' 요금제 아이디어를 빠르게 현실화했다.

생산성도 높아졌다. 플랫폼 생산성 측정 지표인 배포빈도는 전환 전 2주에 한 번에서 전한 후 필요시로, 평균 복구 시간은 전환 전 4시간 이내에서 1시간 이내로 개선됐다. 배포 실패율은 최대 15%에서 전환 후 0~3%로 대폭 개선됐다. 시험 자동화 기술과, 자동으로 플랫폼이 확장되는 클라우드 기술도 도입했다. 각 서비스가 기능별로 분리돼 있는 만큼 '서킷 브레이커'와 같이 문제가 된 부품만 꺼내 갈아 끼우듯 서비스를 고칠 수 있어 불편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팀원들은 MSA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과정에서 회사에 뿌리내린 데브옵스와 애자일 조직문화가 유연한 협력으로 이어져 혁신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데브옵스는 '개발'과 '운영'의 합성어로, 두 분야의 긴밀한 협력과 통합을 강조하는 방법론이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조직이 처음부터 공조하고 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데브옵스 문화를 정착시키고 내부 인력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특정 플랫폼에 대한 기술 종속성을 줄이는 효과도 거뒀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는 서울 역삼동에서 '새집 살이'를 할 정도로 유기적인 협력에 모든 것을 걸었다. 프로젝트 수행인력의 절반 이상을 신입 직원으로 뽑아 교육을 병행하면서 진행했다. AWS(아마존웹서비스), 메가존클라우드와도 협업하면서 내부 기술 역량을 쌓았다. AWS에 따르면, 클라우드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의 서비스 현대화 비율은 평균 약 20%에 그치는데 LG유플러스의 IPTV 플랫폼은 현대화 비율이 약 78%에 달했다.

처음 오 책임을 중심으로 5명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마무리할 당시 6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커졌다. 이후 합류한 박영준 책임은 "한정된 시간 내에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공간을 임대해 긴밀하게 협업했다"며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데브옵스 문화와 애자일 방식을 조직 전반에서 실험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외 다른 영역에도 MSA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레이드 오프'인 품질과 시간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MSA 기술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높아진 기술 성숙도를 바탕으로 플랫폼 개선과 고객 불편사항 개선을 신속하게 이룬다는 방침이다.

김상진 책임은 "2년간 쌓은 MSA 기술 역량을 IPTV 외 다른 분야나 서비스에도 접목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결국 고객경험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