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범죄 수사 전문가 체계적으로 양성해야"[마약중독과 싸우는 사람들<14>]
지난달 11일 서울 동대문구 남서울대 부속 건물에서 만난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경찰 조직의 구성원이 약 13만명이고, 이들 하나하나가 첩보 요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2~3개월의 마약류 범죄 수사 교육을 받아 마약류 범죄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다면 그 잠재력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교수는 경찰공무원 출신 마약 범죄 수사 전문가다. 그는 1980년 순경으로 입직해 2016년 경정으로 퇴직하며 35년 동안 경찰공무원으로서 봉직했다. 그는 경찰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의 3분의 2가량을 마약류 범죄 수사에 헌신했다. 일선 경찰서 마약팀장은 물론이거니와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의 창립 구성원으로서도 활동했다. 2004년에는 한성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청소년 약물남용 원인 실태와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2007년에는 동 대학원에서 '마약류 범죄 수사 체계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이론과 실습 모두에 밝은 윤 교수는 파이낸셜뉴스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마약류 범죄 수사가 지닌 장단점, 국내 마약류 유통 방법의 변화 등을 자기 경험에 기반해 이야기했다.
이같은 비대면 거래가 사이버 상에서 이뤄진다는 것에 윤 교수는 주목한다. 그는 "현재는 사이버 수사와 마약류 수사가 구분돼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 두 수사 영역이 하나로 합쳐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약류 범죄의 사이버화가 진행되면서 청소년층 마약류 사범의 증가를 걱정했다. 그는 "인터넷과 친화적인 청소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마약류 범죄에 빠지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체감한다"면서 "청소년층은 호기심이 많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내가 느낄 때 청소년 마약류 사범의 60% 가까이는 마약류의 유해성을 알지도 못한 채 친구와 선배들의 권유로 시작한다"고 전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은 125명으로 지난해 1~2월 누적 30명과 비교해 316.7% 급증했다. 더구나 15~19세 미성년자가 75명이었고 15세 미만도 4명이 있었다.
윤 교수는 앞으로 마약류 범죄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초 한성대에서 남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윤 교수는 "한국이 다시금 마약청정국으로 불릴 수 있도록 마약류 범죄 전문가들을 양성할 것이다"라며 "나 같은 사람의 작은 움직임이 모이면 큰 움직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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