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몸 절반 구부린 채로"...똑바로 서지 못한 중국男, 허리 편 사연은?

정은지 2024. 5. 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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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때 강직성 척추염 증상 처음으로 겪은 뒤, 몸이 계속 굽어가...형편 어려워 수술도 못받던 남성, 드디어 허리 펴게 된 사연 전해져
30년간 몸 절반을 구부린채로 살아온 중국의 한 남성이 마침내 수술을 통해 허리를 펴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현재 리는 목에 20개의 핀을 박아 움직일 수 없지만 수술 후 재활 치료를 받은 덕분에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고 몸의 움직임도 많이 회복했다. [사진=영국 더선 보도 갈무리]

30년간 몸 절반을 구부린채로 살아온 중국의 한 남성이 마침내 수술을 통해 허리를 펴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은 중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중국에 사는 리 화의 사연을 전했다. 리는 30년 가까이 자가면역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다. 19세 때 희귀 관절염 증상을 처음 겪었고, 25년 이상 똑바로 서거나 먹거나 제대로 걷지 못했다.

수십년간 구부정한 자세로 지내온 그는 수술 덕분에 이제 움직일 수 있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보행기를 들고 천천히 걸을 수 있고, 세면대에 가서 양치질하고 세수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릇을 들고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다.

리는 10대 후반에 강직성 척추염 증상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중국 시골에 사는 가족들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연로한 어머니 탕동첸이 그를 돌봐야했다. 탕동첸은 "아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낳았으니 아들을 낫게 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내가 죽으면 누가 아들을 돌볼 수 있겠나"고 말했다.

리는 2020년에 심천대학 종합병원에서 뼈를 부러뜨리고 재건하는 네 번의 수술을 받았다. 리의 수술을 맡은 외과의인 타오 후리엔 박사는 "해당 수술은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았다"며 오래 걸리고 고된 수술이었음을 설명했다. 현재 리는 목에 20개의 핀을 박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집에서 재활 운동을 해왔다"며 "행복하다. 희망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술 후 재활 치료를 받은 덕분에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고 몸의 움직임도 많이 회복했다. 수십년 동안 누워서 잠을 자지 못한 리는 "다시 평평하게 누워서 잘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는 "어머니가 나를 영원히 돌볼 수 없으니 이 병을 치료하고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다"며 "타오 박사가 아니었다면 나는 치료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구세주다"고 말했다.

리는 2020년에 심천대학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뼈를 부러뜨리고 재건하는 네 번의 수술을 받았다. [사진=리의 수술 장면, 더선 보도 갈무리]

뼈가 서로 융합돼 척추가 휘어지기도 하는 강직성 척추염, 점진적으로 발생

강직성 척추염(AS)은 척추와 신체의 다른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장기적이면서 희귀 질환이다. 뼈가 서로 융합되어 척추가 앞으로 휘어지기도 하고, 허리 통증과 뻣뻣함, 신체 다른 부위의 통증과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HLA-B27로 알려진 특정 유전자 변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완치법은 없다. 일반적으로 통증과 경직을 줄이기 위한 운동, 물리 치료, 진통제 및 소염제를 사용하는 것이 치료법이다. 드물게 척추가 심하게 휘어지거나 관절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게 처음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NHS에 따르면 남성에게서 여성보다 두 배 더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다양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허리 통증 및 뻣뻣함 △관절의 염증 (관절염) △힘줄이 뼈와 결합하는 염증 (건염) △이로인한 신체의 다른 부위의 통증 및 부기 극심한 피로감(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테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강직척추염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5만 2616명으로 최근 5년 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3~5배 이상 압도적으로 많고, 주로 10~20대 젊은 나이에 발생한다. 일생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나이에 질병이 시작되므로 가능한 한 빨리 진단과 치료는 물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한스포츠과학운동의학회가 권하는 강직성척추염 환자를 위한 운동 가이드

강직성 척추염이 있다면 증상 완화를 위해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 대한스포츠과학운동의학회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맞춤 운동으로 척추와 관절의 '가동성'을 유지하는 운동이 있다. 운동의 양보다는 '일관성'이 중요한 만큼, 매일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내려다보기, 올려다보기, 턱 당기기, 고개 돌리기, 몸통 옆으로 굽히기, 교대로 무릎 당기기 등의 운동을 해볼 수 있다.

척추와 연결된 큰 근육군을 스트레칭하는 '유연성' 향상 운동도 중요하다. 유연성 운동으로는 넓적다리 및 둔근 스트레칭, 햄스트링 스트레칭, 종아리 스트레칭, 활배근 스트레칭, 어깨 주변 근육 스트레칭 등이 있다.

흉곽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운동성을 향상시키는 호흡운동도 중요하다. 양팔을 아래에 두고 흉곽을 가능한 범위에서 팽창시키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긴 호흡으로 내쉬도록 한다. 양팔을 V자 형으로 들어 올리면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동작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근력이 떨어지면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신체기능이 저하되니 근력을 향상할 수 있는 저항성 운동도 권장된다. 무게는 되도록 낮게 세팅하고 한 동작을 최소 12회 이상 반복할 수 있는 운동 강도로 시행하면 된다. 주2~3회 시행하고 다음날은 휴식시간을 갖도록 한다.

심폐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도 반드시 시행하도록 한다. 일주일에 5회, 회마다 30분 이상 수행하면 된다. 살짝 숨이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수준의 운동을 하면 된다. 걷기나 계단 오르기, 조깅 외에도 수영을 통해 폐 기능과 흉부 팽창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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