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대기업 식당 조리원도 잇따라 폐 질환…산재 인정·환경 개선해야”

윤주성 2024. 5. 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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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권오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국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YYqPsp-OSbg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의 식당에서 비정규직 조리원으로 20년 넘게 일한 여성 노동자가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았는데요. 노조 측은 “회사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질병이 발생했다”며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데요. 권오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국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권오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국장 (이하 권오산):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노조 측은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폐암을 진단받은 비정규직 조리원의 산재 신청을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요. 먼저 조리원이 어떤 상황인가요?

◆ 권오산: 저희가 조선대학교병원 직업병 안심센터와 지난 연말에 조리원에 대해서 폐 질환 집단 검진을 실시했는데요. 그때 금호타이어 곡성식당 조리원이신 여성 노동자 한 분이 폐암 초기 진단을 받았어요. 폐암 올 초에 수술을 하고 현재 요양 중인 그런 상태에 있습니다.

◇ 윤주성: 노조에서 이렇게 “조리원들을 집단으로 폐 질환 여부에 대해서 검진을 해보자”고 추진했던 배경이 있을 것 같은요 무엇 때문에 추진을 했던 것인가요?

◆ 권오산: 1차 적으로 학교 급식 종사자들에 대한 집단 폐암이 발병돼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지 않습니까? 그 이후에 지난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식당 조리원 2명도 폐암이 발견돼서 산재 신청을 했었고요. 그런 과정에서 대공장 단체 급식도 구내 식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봐서 저희가 조선대학교 직업병 안심센터와 협의해서 기아자동차 그리고 금호타이어 식당 노동자들에 대한 검진을 하게 됐습니다.

◇ 윤주성: 모두 분이나 계시나요?

◆ 권오산: 검진은 한 150분 정도 했습니다.

◇ 윤주성: 노조에서는 “이 비정규직 조리원이 어떤 환경에 의해서 폐암에 걸린 것 아니냐” 뭐 이렇게 지금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결정적인 배경이 있습니까?

◆ 권오산: 요리를 여러 가지 취급하는데 특히나 볶음이나 튀김이나 구이 요리 같은 경우에는 조리 흄이 대량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조리 흄이 초미세먼지보다 더 작아서 실제로 흡입하게 되면 폐에 염증을 일으키고 그것이 이후에 폐암으로 발병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죽음의 미세 입자라고도 불리는데요. 그런 요리 업무를 취급하거나 내지는 같은 공간에서 환기가 안 된 상태에서 조리 흄을 장기간 마시게 될 경우는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학교 급식 종사자라든가 어떤 집단 급식을 하는 식당에서 일하는 조리 노동자들 같은 경우 폐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윤주성: 회사 측이나 근로복지공단 입장은 어떻던가요?

◆ 권오산: 아무래도 회사 측은 그런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그런 입장들을 일정하게 내고 있는 상황이고요. 다만 근로복지공단 같은 경우에는 학교 급식 종사자에 대해서 2022년 교육부에서 2만 명 넘게 집단 검진을 한 경우가 있고 그래서 집단 폐암 승인들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기아자동차도 두 분이 산재 승인을 받았었고 아마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현장 조사를 하고 반영해서 “여기도 산재 승인을 해야 되지 않을까” 저희가 요구하고 있고요. “다른 사례들을 검토해서 처리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말씀하신 것처럼 조리원의 경우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인정을 하는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 기준은 어떤 것인가요?

◆ 권오산: 대체로 저희가 학교 급식 종사자들의 산재 승인, 불승인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대략 10년 이상 조리 업무를 해온 식당 노동자들 같은 경우에는 대체로 승인을 받은 것 같고요. 한 8년 이하 자들은 잘 승인하지 않는 그런 경우도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아자동차도 그렇고 “이번 산재 신청을 한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조리원 같은 경우 23년 넘게 일을 해와서 저희는 당연히 승인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윤주성: 근무 기간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군요?

◆ 권오산: 네. 근무 기간과 실제 취급하는 요리, 볶음이나 구이나 이런 것들을 얼마나 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작업 환경이 조리 흄이 환기가 얼마만큼 제대로 됐냐, 안 됐냐” 그런 것도 중요한 고려 요소입니다.

◇ 윤주성: 이렇게 폐암 발병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책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대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권오산: 일단 첫 번째는 조리 흄이 발생을 하기 때문에 조리 흄 환기를 잘 시켜야 됩니다. 그래서 어떤 환기 시설을 제대로 갖춰야 되는데요. 그동안 사회적으로 그런 것들이 신경을 안 쓰면서 미흡한 면이 많이 있어서 앞으로 제대로 설치하고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필요하고요. 두 번째는 실제 조리 흄이 발생하는 튀김이나 볶음, 구이 요리의 어떤 조리법을 줄이고 대책도 세우고 오븐 사용을 늘린다든지 이런 것들이 동반되어야 하고요. 그다음에 한편으로는 요리를 담당하는 조리원 같은 경우는 주기적으로 어떤 폐 질환 건강검진, 사후 관리 이런 것들이 같이 동반되어야 됩니다.

◇ 윤주성: 이런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사측의 협조나 사측의 의지가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사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 권오산: 그동안 인정을 잘 안 해오다가 어쨌든 산재 승인을 받는 이런 것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것들을 고려하고 검토하는 그런 단계인데요. 그런데 대체로 대기업 구내 식당 같은 경우도 원청이 아니라 원하청 관계이기 때문에 사실 그것들이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되는데 지체되고 또 어떤 원청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좀 부족한 점들이 있어서 개선돼야 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고용노동부가 대기업 구내식당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폐암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건강 사후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배경은 어떤 것인가요?

◆ 권오산: 앞서 말씀드렸듯이 학교 급식 종사자들에 대한 건강검진 이런 것들을 실시해서 집단 발병이 확인됐기 때문에 사실 대기업의 구내 식당 같은 경우 어떻게 보면 더 열악한 조건도 있거든요. 가령 급식하는 인원이 더 많다거나 때로는 교대조 사업장 같은 경우는 1일 2식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더 장기간 근무한 경우가 더 많아서 사실은 상당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고 있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학교 급식 종사자들처럼 대기업 구내 식당 종사자들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집단 건강검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 관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조리 시설이나 환기 시설, 조리법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대책을 사회적으로 마련해나가야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윤주성: 최근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해서도 조금 질문 드리겠습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최근 있었는데요. 어떻게 사고가 난 것인가요?

◆ 권오산: 타이어 성형기 원통에 협착된 사고였는데요. 그 기계가 구형이었고 고장이 나서 수리를 하고 그 직후에 작업을 하다가 아마 작동이 안 돼서 그런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런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협착 사고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사실 잊힐만하면 이런 사고가 언론에 보도가 되곤 하는 것 같은데요. “이런 작업을 할 때 나름의 안전 수칙도 있고 또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그런 절차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권오산: 일단 성형기 협착 사망 사고는 타이어 공장에서 자주 일어났던 것이라서 사실 그동안 어떤 설비적인 개선이나 이런 것들이 진행이 돼오기는 했는데요. 이번에 사고가 난 것은 구형 설비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계적 결함이나 구조적 결함이 있을 가능성도 있고, 그 사고를 당하신 분은 감독자인데 “평소에 동료들이나 지인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안전 문제에 있어서 철저하게 해온 분이셨다”고 합니다. 그런 것으로 봤을 때는 “기계적인 설비나 결함에 따른 가능성도 상당히 있어 보여서 실제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면 “뭔가 기계를 교체한다거나 구조적 설비를 개선한다”거나 이런 대책도 필요하고요. 당시 아마 혼자 작업하다 그런 사고를 당했는데 2인 1조 작업이나 이런 것들이 가능한지도 검토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금호타이어 공장의 이번 사고도 그렇고요.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산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권오산: 지금 중대 재해처벌법도 제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사용자들이 비용 측면에서 “일정하게 안전 문제를 생각해서 투자를 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을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일을 시키는 과정에서 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안전 불감증이 크게 바뀌고 있지 않은 그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대처벌법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을 해서 처벌을 강화하면서 예방 대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립하도록 강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오늘이 근로자의 날인데요. 청취자나 혹은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리겠습니다.

◆ 권오산: 5월 1일 노동절 메이데이인데요. 전 세계 노동자들이 노동 시간 단축과 노동자의 어떤 해방을 위해서 투쟁을 하는 날입니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고요. 그래서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고 원하청 관계에서 하청 노동자들 같은 경우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이 안 돼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처해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원청의 사회적 책임도 함께 묻는 그런 제도가 다시 도입되는 것도 좀 필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노동자가 동일한 법 적용을 받으면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시민들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셨으면 고맙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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