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김민재의 미래, 어렵게 잡은 기회가 날아갔다

황민국 기자 2024. 5. 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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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 2-1로 앞선 상황에서 호드리구를 잡아채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미래가 어둡다.

김민재는 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가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처음 밟은 이날은 악몽의 밤이었다. 간절히 기대했던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그가 전·후반 두 차례 결정적인 실수로 2골을 헌납하면서 2-2 무승부를 자초했다.

이번 무승부로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원정 2차전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뮌헨은 최근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 8경기 무승(2무6패)으로 부진했다.

기존의 주전 수비수인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선발 기회를 잡은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막는 중책을 맡았다. 최근 벤치에 앉는 빈도가 높아진 김민재가 상황을 바꿀 절호의 기회였지만, 그 기대에 어울리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뮌헨의 첫 골부터 김민재의 실수에서 나왔다. 김민재가 0-0으로 맞선 전반 24분 비니시우스가 후방으로 물러선 것을 적극적으로 따라간 게 빌미가 됐다. 비니시우스가 순간적으로 수비의 빈 공간으로 달려든 것을 역동작에 걸린 김민재가 막지 못한 사이 토니 크루스의 패스가 연결돼 골키퍼와 1대1 찬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비니시우스는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문 구석을 찌르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는 뮌헨이 2-1로 앞선 경기 막바지에도 나왔다. 후반 37분 김민재가 페널티지역에서 드리블 돌파에 나서는 호드리구를 거칠게 잡아챈 것이 페널티킥(PK) 판정으로 이어졌다. 결국, 비니시우스가 이 PK를 마무리하면서 승부는 2-2 무승부로 끝나게 됐다. 뮌헨이 직전 상황에서 르로이 사네의 후반 8분 동점골과 후반 12분 해리 케인의 역전골로 상승세를 타던 상황이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현지 언론은 김민재의 활약상에 낙제점을 매겼다. 독일의 ‘빌트’는 김민재에게 최하 평점인 6점을 주면서 ‘재앙’이라고 콕 찝었다. 독일 언론은 평점을 1~6점 사이로 매기는데, 다른 유럽 매체와 달리 숫자가 낮을 수록 잘했다는 의미다. 6점은 최악이다. 골닷컴은 김민재에게 10점 만점에서 2점을 주면서 “이탈리아 세리에A를 지배하던 과거 모습의 ‘짝퉁’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도 김민재를 향해 적나라한 독설을 쏟아냈다. 투헬 감독은 선제골 실점 장면에 대해 “상대가 패스하는 순간 김민재가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 김민재는 수비할 때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김민재는 너무 탐욕스럽다. 너무 쉽게만 생각한다. 그래서는 아무도 그를 도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내준 PK 장면도 “계속 안쪽에 잘 있다가 비니시우스가 패스할 때 쓸데없이 (앞으로 나오며) 공간을 내주는 실수를 했다. 그런 상황에선 침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투헬 감독은 라커룸에서도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질타했다. 케인은 “투헬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비밀스럽게 지적할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나마 김민재를 위로할 만한 대목은 아직 팀 동료들은 그를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전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는 “라커룸에서 그 이야기(투헬 감독의 비판)를 나눴지만 실수는 축구의 일부”라며 “오늘 경기에서도 부분적으로는 아주 잘해줬는데, 결정적인 순간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축구에선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김민재를 옹호했다.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나는 것을 감안할 때 김민재가 동료들에게 믿음만 줄 수 있다면 다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열려있는 셈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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