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재환전·송금까지… 수수료 한 푼 없이 외화 움켜쥔다

김지현 기자 2024. 5. 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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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환율 시대 금융사마다 경쟁
KB체크카드, 100% 환율우대
신한, 통화 30종 대해서 제공
하나,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
토스뱅크는 평생 수수료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계속 1300원을 웃돈 가운데, 최근 장중 한때 1400원을 찍을 정도로 높아지면서 환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을 갖는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사들도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환전은 물론, 외화 송금도 수수료 없이 제공하는 등 관련 서비스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내게 맞는 혜택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고를 필요가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화 환전 서비스 차별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곳은 카드업계다. 은행이 고객에게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매기준율대로 외화를 판매하는 ‘환율 우대 100%’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용하고 남은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파격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올해 말까지 재환전 시에도 환율 우대 100%를 제공한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조건 없이 전 세계 33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현금자동인출기(ATM) 및 가맹점 이용 시에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해외 특화 카드의 원조 격인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도 외화를 원화로 다시 바꿀 때 붙는 수수료 1%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난 30일부터 ‘외화 무료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행하고 남은 외화나 싸게 환전한 외화를 수수료 없이 다른 트래블로그 고객에게 쉽게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송금받는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고 있으면 된다. 트래블로그는 무료 환전이 가능 통화의 종류가 41종으로 타사 대비 많고, 환전 한도가 300만 원으로 큰 장점도 있다. 사용자가 설정한 환율보다 낮아지면 자동으로 외환을 환전해주는 ‘목표환율 자동충전’ 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환율, 시점에 환전할 수도 있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2월 기준 가입자 수 400만 명을 기록했다.

재환전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카드업계가 아닌 토스뱅크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지난 1월 출시 때부터 ‘돈을 살 때도 팔 때도 평생 무료 환전’을 약속해 재환전 수수료 경쟁을 촉발했다. 외화통장에서 무료 환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통화는 17종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원화를 되팔 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투자 목적으로 목돈을 자주 환전하는 ‘환테크족’에게 주목받았다. 또, ‘부족금액 자동환전’ 서비스도 토스뱅크가 먼저 시작해 타사로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외화통장을 별도로 개설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신한카드의 ‘SOL 트래블 체크카드’는 30종의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결제·인출 수수료 면제 등 기본 혜택은 비슷하다. 신한은행 계좌만 연결해 사용할 수 있고, 재환전 시 50% 환율 우대만 적용되는 것은 단점이다. 반면,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에 대해 달러화 연 2.0%, 유로화 연 1.5%의 특별금리를 주며, 국내 4대 편의점 5% 할인, 대중교통 1% 할인도 제공한다. 이 밖에 △전월 결제실적 30만 원 충족 시 전 세계 1200여 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베트남 그랩·롯데마트 5% 할인 등 소소한 혜택으로 차별화돼 있다.

우리카드는 외화 충전·결제 서비스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과 손을 잡고 지난해 8월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환전 가능 통화 종류가 45종으로 가장 많고, 100%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는 통화는 달러·엔·유로 3종이다. 해외 ATM 인출 시 500달러 이하는 수수료가 없고, 500달러 초과 시 2%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NH농협카드도 올해 하반기 해외 결제에 특화된 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주요 은행이 계열 카드사와 협업해 외화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도 환전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과 손을 잡고 외화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하나은행과 협업해 최대 90% 환율 우대를 받아 환전할 수 있는 환전 서비스를 출시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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