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로운 통일담론, 미래세대에게 '통일비전' 제시해야

남빛나라 기자 2024. 5.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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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자유통일'이 됐을 경우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과 역량이 얼마나 높아지고 어떤 국가가 될 수 있는지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제시되고 한참 지나 태어난 이들이 '통일 한반도'에서 희망적인 미래상을 그려볼 수 있을 때, '새 통일담론'은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넘어선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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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자유통일'이 됐을 경우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과 역량이 얼마나 높아지고 어떤 국가가 될 수 있는지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

최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새로운 통일담론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만찬에 참석했던 한 인사의 발언이다.

미래세대의 저조한 통일인식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청소년(만13~18세) 대상 통일 여론조사'를 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53.8%, 불필요하다는 응답자는 40.0%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 비중이 19.9%포인트 낮았다.

통일이 불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극심한 정치·사회적 혼란 ▲막대한 경제적 비용 ▲일자리 감소 ▲복지 혜택 축소 등이 꼽혔다. 한마디로 '득 될 게 없다'는 인식이다. 통일부 당국자와 북한 연구 학자들은 사석에서 젊은 세대가 통일을 '빈곤 인구가 늘어나는 일'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구호가 더 이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는 새로운 통일담론을 구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자유와 인권의 보편 가치를 확장하는 통일'을 언급한 이후 김 장관은 "자유주의 철학을 반영한 새로운 통일구상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국민들에게 통일담론을 밝힐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통일부는 일단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새로운 '통일담론'을 두고 난맥상이란 지적이 있어왔다.

통일부는 애초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통일 비전을 담은 '신통일미래구상'을 내놓겠다면서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출범했다.

그러더니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이후 대통령실은 30년 된 국가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자유민주주의 관점을 반영해 수정하겠다고 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노태우 정부 때 국회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초당적인 지지를 얻은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다듬어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발표한 것이다.

결론을 내지 못한 이런 다양한 구상들이 '새로운 자유민주주의 통일담론'으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지금처럼 정쟁이 극심한 정치 지형에서 여야 합의로 장기적인 통일방안을 끌어내긴 어렵다면서, 새 담론이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선언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단기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미래세대를 설득할 통일비전이 담겨야 한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제시되고 한참 지나 태어난 이들이 '통일 한반도'에서 희망적인 미래상을 그려볼 수 있을 때, '새 통일담론'은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넘어선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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