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콘텐츠제작시스템에 그림 그려주는 인공지능 심었다

박서연 기자 2024. 5. 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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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CMS에 생성형 AI 도입 전 '활용 준칙' 제정
보도자료 입력시 기사 초고 생성 'AI 어시스턴트' 도입한 조선일보
조선 노조 "어떻게 AI 이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안 나오지 않아"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한국일보 인공지능 서비스 'H.AI' 내 'AI이미지 만들기'에서 명령어를 입력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모습. ⓒ한국일보

“황소동상 뒤로 증권거래소 건물이 보이고, 하늘은 먹구름이 덮인 일러스트를 그려줘.” “AI 기자가 신문 기사에 사용할 자료를 요약하는 모습을 그려줘.”

한국일보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한국일보(H) 인공지능(AI) '하이(H.AI)'에 이처럼 문장을 입력하자, 일러스트 사진이 나왔다.

지난 18일 한국일보는 챗GPT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서비스 '하이'를 내부에 공개하고 지면과 온라인 기사로 이 소식을 알렸다. 한국일보 콘텐츠제작시스템(CMS) 허브(HERB)에 추가된 '하이 뉴스룸 도우미'를 통해 구성원들이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미지 생성을 비롯해 글 요약, 제목 추천, 키워드 자동 추출 등 뉴스의 주요 요소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지난 19일 한국일보 1면.

'하이' 서비스 개발을 담당한 김민성 한국일보 혁신총괄 미디어전략부문장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외부소스인 미드저니와 달리의 기능들을 개인 기자가 다른 페이지에서 로그인하거나 개인이 구매하지 않아도 쓸 수 있게 갖고 들어와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붙일 마땅한 사진이 없다고 판단될 때 기자들이 일러스트 담당자 등에게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일보는 기사를 네이버와 다음, 페이스북,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여러 플랫폼에 유통할 때 각 플랫폼의 특징에 맞는 제목 및 요약 글을 뽑게 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김민성 부문장은 “기사를 입력하고 난 뒤 제목을 추천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또 기사를 유통하는 여러 채널에 맞는 제목을 추천해달라고 할 수도 있고, 요약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들은 콘텐츠를 만드는 기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만든 것이다. 김민성 부문장은 “생성형 AI 툴이 굉장히 많다. 저널리즘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기술적으로 준비해서 최대한 외부에 만들어진 걸 쓰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과 논의를 거쳐서 자사 CMS에 최대한 담아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이' 도입에 앞서 지난 4일 한국일보는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생성형 AI 활용 준칙'을 제정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에 활용은 할 수 있지만, 사실 확인은 반드시 기자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뉴스 제작 전반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지만 인간의 관여와 감독 없이는 AI로 생성한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사실 확인은 반드시 기자가 하도록 했다. 창의적 글쓰기나 현장 기록을 생성형 AI로 대체하지 않는다는 허용 제한 기준도 포함했다. AI 활용 사실은 투명하게 밝힐 것이며 그 기준과 방식을 준칙에 담았다”고 밝혔다.

김민성 부문장은 “'하이'가 기술의 축이라고 하면 다른 하나는 윤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술과 가이드라인은 공존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AI 활용 준칙을 같이 만들어서 기술과 윤리를 한 쌍으로 준비해서 작은 발걸음을 딛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와 TV조선, 조선비즈 등이 'AI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기사를 쓰고 있다. ⓒ네이버 화면 갈무리

하반기에는 70년 한국일보의 뉴스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형 AI 데이터로 학습한 언어모델 개발도 시작한다. 김민성 부문장은 “조선일보 AI 어시스턴트와 비슷한 맥락이다. 거대 언어모델이 많은 상황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지 장담할 순 없지만, 그런 걸 만들어서 오픈AI를 이기겠다가 아니라 언론사가 뭘 할 수 있는지 해봐야 한다”며 “예전에 'VR저널리즘' '데이터저널리즘' 이야기가 나왔을 때 우리는 얼마만큼 할 수 있을까 실험하고 도전했다. 그런 차원으로 하는 거다. 그 과정에서 배운 걸 갖고 또 다른 경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조선일보는 자사 기사 5만 건을 학습시킨 생성형 AI '조선 AI 기사 작성 어시스턴트'(AI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이 툴은 아침보고나 보도자료를 입력하면 기사 초고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AI 어시스턴트는 조선일보를 비롯해 TV조선, 땅집고, 조선비즈 등이 쓰고 있는데, 별도의 페이지에서 로그인해야 한다. 조선미디어그룹 계열사들은 AI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할 경우 해당 기사들 끝에는 “조선일보와 미디어DX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기사입니다”라고 표시하고 있다.

기술 도입에 앞서 가이드라인을 정비한 한국일보와 달리 조선일보는 아직 AI 활용 준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지난 11일 '조선노보'에서 한국일보의 준칙을 이야기하며 “파이낸셜타임스와이어드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AI를 취재편집 업무에 활용하고, 구체적인 AI 활용 범위를 밝혔다. 본지도 지난해 12월 편집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사 생성형 AI를 도입했지만 아직 기자 업무 전반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관련 기사 : 한국 언론, 생성형 AI 활용… 보도자료 넣고 기사 주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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