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 vs 혁신' 청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 '안갯속'
여야 3선 이상 중진 셈법 복잡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가 후보등록제, 상생발전합의사항 등 관행을 뒤집을 다양한 변수로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간다.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선거는 여야 의원들끼리 당내 경선으로 조율한 뒤 본회의에서 투표로 추인하는 교황선출방식이다.
여기에 2014년 7월 옛 청주시와 옛 청원군이 행정구역 통합 당시 양측이 한 상생발전합의사항 중 '3대(12년간) 전반기 의장 및 후반기 부의장 군 출신의원 선출'을 적용해 전반기 의장과 후반기 부의장은 옛 청원군 출신이 맡는다.
합의사항과 교황선출방식을 접목해 통합 청주시의회는 3대 전반기까지 다수당 최다선 의원 또는 청원군 출신이 의장을, 소수당 의원은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여야 다선 10명 후보군
이 같은 관례를 따르면 전체 42석 중 국민의힘 22석, 더불어민주당 19석, 무소속 1석을 고려해 국민의힘 최다선 의원이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이완복(5선)·김현기(4선)‧박노학(3선)‧안성현(3선)‧이우균(3선)‧정태훈(3선) 의원으로 압축된다. 민주당은 김기동(5선)‧김성택(4선)‧김영근(3선)‧남일현(3선) 의원이다.
이 중 4선 이상은 중진 무게감으로 의장이면 모를까 부의장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들을 중심으로 여야 각 진영에서 비공개 총회를 열어 적임자를 뽑은 뒤 서로 합의를 거치면 본회의 투표로 후반기 의장‧부의장이 선출된다.
그러나 이 같은 관례가 후반기 때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후보등록제 변수
우선 오는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앞서 상임위원회에서 부결한 '청주시의회 회의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 의원 3분의 1 동의를 얻어 상정돼 통과하면 그동안의 관례는 깨질 수 있다. 이 개정안은 의장‧부의장 후보등록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의원 누구나 후보로 등록해 동료 의원 과반 선택을 받으면 의장‧부의장으로 뽑힐 수 있다. 다수당, 최다선 관례가 무의미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당 공천으로 지방의원 신분을 얻어 당의 의중을 무시하기 어려운 의원들이 당내 사전 조율도 없이 독자적으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 역시 여야 모두 원내 경선을 거쳐 후보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은 다수당인 국민의힘에서 독식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이탈 표가 없는 한 소수당인 민주당은 부의장 기회조차도 얻지 못할 수 있다.
◇상생발전합의사항 어떻게
옛 청원군 출신을 배려한 상생발전합의사항은 후반기에 적용하기 어려운 사실상 파기 사항이 될 전망이다. 청원군 출신 기준이 구체적으로 없어 옛 군의원으로 할지, 옛 군 행정구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으로 따질지 애매모호하다.
통합 시의회가 3대를 거치다 보니 후반기에 적합한 옛 군의원 출신은 드물어 행정구역으로 따진다면 국민의힘에서는 김현기‧박노학 의원, 민주당에서는 남일현 의원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후반기 부의장은 청원군 출신'의 합의사항에 따라 이들이 의장이 아닌 부의장에 만족할지도 미지수다.
◇의장단 후반기 배제 관행 미지수
또 다른 변수는 전반기 상임위원장과 원내 대표가 후반기 의장단을 포기한다는 관례다. 그동안 전반기 상임위원장과 원내 대표는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맡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이를 적용하면 여야 다선 의원 중 후반기 의장‧부의장 후보군으로 국민의힘에서는 김현기‧안성현 의원, 민주당에서는 김기동‧김성택‧김영근‧남일현 의원으로 추려진다.
만약 자신들끼리의 이 같은 암묵적 질서를 깨버리면 후반기 의장‧부의장 후보군은 더 다양해 질 수 있다.
◇6월25일 판가름
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는 오는 6월 25일 정례회에서 다뤄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두 달 가까이 남았지만 벌써 몇몇 의원은 이를 노리고 있다.
의정 전반에 의사결정권이 있어 서로 의장직을 희망하지만, 후반기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후반기는 지방선거와 직결된다. 의장은 인지도와 지지도를 올리기 좋은 위치에 있어 단체장과 비슷한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때문에 후반기 의장은 통상 기존과 같은 동일 선거가 아닌 체급을 올려 출마해야 하는 리스크가 따른다. 초대 황영호 후반기 의장도 그랬고, 2대 최충진 후반기 의장도 자의든 타의든 시의원이 아닌 단체장과 광역의원에 도전했다가 모두 본선과 예선에서 탈락했다.
프리미엄이 있는 만큼 위험성도 큰 게 후반기 의장이다. 자칫 정치적 단절을 걸고 후반기 의장에 베팅할지 앞으로 다양한 변수가 나올 시의회 의장‧부의장 선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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