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모두에게 좋은 박서 크루저, BMW R12

2024. 5.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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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저 특유의 낮은 전고, 리터급 바이크 거부감 없애
 -박서엔진 특유의 고동감, 천천히 달릴 때 진가 발휘
 -손쉬운 조작으로 일상·투어 아우르기에 충분

 새로움은 늘 즐거움을 주지만 새롭지 않아도 끌리는 게 있다. 클래식카 같은 잘 관리된 오래된 물건들이 주는 아우라는 새 제품이 주는 것 못지 않은 멋짐이 있다. 


 이는 오래된 제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긴 전통을 끊임없이 이어오는 제품들을 보면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이 주는 느낌과 옛것의 멋스러움이 조화를 이룬다. 자동차 포르쉐가 있다면 모터사이클 분야에서는 BMW모토라드가 이를 가장 잘 이어오고 있다. 특히나 이름마저도 '헤리티지'라고 지어진 제품군들이 대표적이다. 

 BMW모토라드의 헤리티지 라인업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건 알나인티(R nine T). 1970년대에 생산됐던 R90의 특징을 오롯이 계승한 정신적 후속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뜨거운 인기를 모아왔던 알나인티가 R12와 R12 나인티로 새롭게 돌아왔다. 

 이날 시승한 바이크는 크루저 버전의 R12다. 조금 더 스포티한 느낌이 가미된 R12 나인티와 다르게 크루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조금 더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했다. R12를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건 옆모습. 물방울 모양의 클래식한 연료탱크는 물론 커다란 뒷바퀴와 결합된 싱글시트는 뒤쪽으로 경사진 라인을 만들며 크루저만의 멋을 살렸다. 


 새롭게 개발된 일체형 프레임에는 앞 19인치 뒤 16인치 휠이 적용됐다. 뼈대가 하나로 구성되어있다보니 보다 깔끔하고 고전적인 느낌까지 더했다. 편안함을 지향하는 크루저 답게 시트고는 낮고 핸들바는 여유롭고 느긋한 주행 자세를 연출한다. 크루저가 진가를 발휘하는 장거리 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잘 짜놨다. 

 알나인티의 상징적인 아이템 중 하나였던 원형 계기반은 3.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요즘 시대의 다른 바이크들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지만 주행 정보와 기어 인디케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알차다. 강한 햇빛에도 난반사 없이 주요 정보를 또렷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연료 잔량을 표시해주지 않는 건 다소 아쉽다.

 편안함을 더해주는 편의장비들도 풍부하다. 키를 소지한 것 만으로도 시동을 걸 수 있는 키리스 라이드, 야간 주행에서도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어댑티브 코너링 라이트가 기본이다. 


 R12의 파워트레인은 1,170㏄ 공유랭식 2기통 수평대향 박서엔진이다. 최고출력은 95마력 최대토크는 11.2㎏∙m다. 6단 수동변속기는 클러치 작동 없이도 변속할 수 있는 변속 보조 장치를 내장해 편의성을 높였다. 클러치를 조작하는 것 보다 부드럽고 더 빠르게 변속할 수 있는건 덤이다. 
 
 박서 엔진이라는 걸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시동과 함께 바이크가 좌·우로 요동친다. 일반적으로 느껴볼 수는 없는 엔진의 고동감에 연신 스로틀을 감아보면 허벅지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엔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주행 모드는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롤(Roll)과 스포츠 모드에 해당하는 락(Rock) 등 2가지. 롤 모드에서는 별다른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다. 여유로운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2~3단만 오가도 충분할 정도다. 풍부한 토크감을 바탕으로 유유자적 시골길을 달리는 재미가 상당하다. 속도를 높이지 않아도 즐거운 이유다. 


 물론 빠르게 달려도 즐겁다. 락 모드를 체결하면 스로틀은 조금 더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가속감은 시원시원해진다. 자동차에서는 마음먹지 않으면 어려운 6000~7000rpm에서 변속해 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속도감에 취해 클러치를 제대로 떼지 못한 상황에 밀려든 변속 충격마저도 즐겁다.

 코너를 공략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박서 엔진의 낮은 무게중심 탓에 차체를 한껏 기울여도 안정적이다. 낮은 무게중심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코너링을 공략할 수 있다. 다이내믹 엔진 브레이크 컨트롤,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 등 다양한 전자장비 덕에 쉽게 운전할 수 있는건 덤이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전반적으로 힘이 남아돌지만 속도를 많이 올리기는 어렵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라이더에 따라 더 이상 바람을 가르기 부담스러울 정도에 다다르기 때문. 바람을 맞으며 유유자적 달려나가는 게 크루저의 매력이라지만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윈드쉴드 등과 같은 추가 대책을 강구하는 게 좋겠다. 엔진의 고동감도 조금 더 강력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BMW R12는 클래식한 외관과 균형감 있는 주행 감각을 만끽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크루저 특유의 여유로운 성격을 잘 구현해 일상과 라이딩 모두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제 자동차에서는 씨가 마른 공유랭식 박서 엔진을 맛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있다.

 BMW R12의 가격은 2,380~2,66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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