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박성훈 “총살 엔딩 납득…김수현 멱살 잡고 감탄했죠”[EN:인터뷰②]

황혜진 2024. 5.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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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훈,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박성훈,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박성훈,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박성훈,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박성훈이 배우 김수현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박성훈은 4월 29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김희원)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성훈은 28일 막 내린 '눈물의 여왕'에서 월가 애널리스트 출신 M&A 전문가 윤은성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윤은성은 친모 모슬희(이미숙 분)에게 버림받고 퀸즈그룹에 대한 복수를 꿈꾼 인물이다. 윤은성으로 분한 박성훈은 짝사랑 상대 홍해인(김지원 분)의 관심을 갈구하며 홍해인, 백현우(김수현 분) 부부의 관계에 훼방을 놓는 지독한 악역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윤은성은 마지막 회에서 총살당하는 엔딩을 맞이했다. 이에 대해 박성훈은 "마지막 장면을 연기할 때 굉장히 복잡한 감정과 많은 레이어가 있는 신이었다. 유년 시절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 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랑을 줘 보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은성이는 평생 해인이만 바라보고 살았기에 연애 경험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훈은 "결국 해인이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는 게 은성을 연기한 입장에서 애처롭고 안쓰러운 느낌도 있었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시청자 분들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나 전체적인 드라마 끝맺음을 하는 데 있어서는 윤은성의 죽음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교도소에 가서 죗값을 치르든 아마 석방이 되면 해인이한테 또 집착하고 해인, 현우 커플을 괴롭혔을 거라 생각한다. 죽음은 꼭 필요한 설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월 9일 시청률 5.9%(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9%로 출발한 '눈물의 여왕'은 4월 28일 방송된 16회로 전국 기준 24.9%를 기록하며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방영된 배우 손예진, 현빈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마지막 회 시청률 21.7%였다. '사랑의 불시착' 역시 박지은 작가의 전작이다.

4월 29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난 박성훈은 1위를 기록한 이후 단체 채팅방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박성훈은 "단톡(단체 카카오톡)방은 사망했다. 폭파된 건 아니고 사그라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저희가 다 나이들이 많아서 시청률 잘 나온다고 축하하는 메시지 보내고 그러지는 않았다. 첫 방송 보고 우리 예쁘다고, 잘 나왔다는 이야기를 나눴지 성과에 대한 이야기는 안 나눴다"고 덧붙였다.

박성훈은 "일단 그저께 저희가 다 같이 모여서 종방연을 했다. 14회 때 21.6%를 찍고 근소한 차이가 났기에 아무래도 '사랑의 불시착'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tvN 관계자 분들도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 그래서 종방연 때 거의 1위를 한 것처럼 기분 좋게 자축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사랑의 불시착'도 같은 박지은 작가님 작품이라 꼭 1위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이 정도 성적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대본 자체가 워낙 흥미롭고 캐스팅도 다 잘돼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감히 티비엔 역대 1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 했다. 시청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흥행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제가 봐도 해인, 현우 커플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다가 애절한 신에서는 같이 울기도 했다. 시청자 분들이 원하는 니즈를 잘 충족해 준 드라마여서 아니었을까. 둘이 쭈쭈바 먹는 장면도 있고 16부 초반 아쿠아리움 장면도 너무 좋았다. 셀 수 없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둘이 비주얼 합이 너무 좋아 하나의 프레임에 담긴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수현, 김지원과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박성훈은 김수현에 대해 "수현이가 워낙 재밌는 친구고 저랑 장난도 많이 쳤다. MBTI도 똑같아 둘이 성향도 잘 맞는다. 연기를 맞추는 데 '좀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게 전혀 없었다. 서로 연기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둘이 연기할 때 감독님이 웬만하면 특별한 디렉션 없이 저희가 준비한 대로 하게끔 해 주셨던 것 같다. 그리고 수현이가 사실 리허설을 할 때 절 한 대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때리기 전에 제 멱살을 잡았다. 리허설을 하느라 저와 가까이 있었는데 '와 진짜 잘생겼다'라고 생각했다. 수현이의 눈빛이 너무 좋다. 사람을 삭 스며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친구고 동생"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지원 씨는 진짜 너무 무결점 캐릭터고 전교 1등 스타일이다. 굉장히 정직하고 바르고 너무 겸손하고 샤이하다. 근데 해인이 모드로 돌변했을 때는 딱 전환돼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친구가 시한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1년 가까이 식단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노력한 만큼 이번에 제 주변에서 지원이가 너무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원래도 예뻤지만 더 예뻐지고 노력한 만큼 빛을 받은 것 같아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로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보니 연락처 교환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박성훈은 "10부가 넘어갈 때까지 수현이와 지원이의 전화번호를 몰랐다. 전 원래 첫날 리딩날 전화번호 교환하고 서로 말 놓자고 했다. 예전에 어떤 선배님이 그렇게 해 주셨는데 너무 좋더라.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해 처음에 하자고 했는데 '눈물의 여왕' 리딩 때 컨디션이 안 좋아 번호 교환을 못했더니 수개월 동안 주고받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로 제가 먼저 요청을 했다. 두 친구들은 워낙 분량이 많다 보니까 술을 한 잔 하려고 했는데 못 했다. 주빈, 동연 씨랑 먼저 한 잔을 하고 나서 연락처를 교환했다. 보통 드라마를 하면 A팀, B팀이 있는데 '눈물의 여왕'은 두 감독님이 똑같이 촬영을 해 A팀, A팀이었다. 분량이 많고 시간이 없어 초반에 친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윤은성 친모인 모슬희 역의 배우 이미숙에 대해서는 "너무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성훈은 "너무 아름다우시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분이었다. 자기 자신에게는 가혹하시지만 남들에게는 되게 편하게 대해주셨고 여장부 같은 면모도 있었다. 삶을 먼저 살아 본 인생 선배로서, 연기자 선배로서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는 얘기도 많이 해 주셨다. 두 작품 찍으며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많은 힘이 돼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랑 6개월 이상 겹쳐 촬영을 했다. 낮에 대전에서 '오징어 게임' 찍다가 정선 가서 (윤은성) 사망신 찍고 다시 대전 내려가 샤워만 하고 다시 '오징어 게임' 촬영을 하는 날들이 굉장히 많았다. 24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눈물의 여왕'과 25년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오징어 게임'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어 배우로서 직업 만족도가 최상이었고 포만감이 굉장히 넘쳤다. 하지만 체력적으로는 굉장히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눈물의 여왕' 박지은 작가 등 히트 메이커들의 러브콜을 연이어 받으며 대세 배우로 거듭난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내가 찍은 게 맞나 싶기도 하다"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박성훈은 "여러 멋진 작가님들이 계시지만 (김은숙, 박지은) 작가님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 김은숙 작가님은 고래를 기억해 주시고 저렇게 선한 역할을 나쁜 놈으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박지은 작가님께는 정확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더 글로리' 끝나고 러브콜을 주신 것을 봐서는 아무래도 전재준을 인상 깊게 봐서 불러 주신 게 아닌가 싶다. 제가 말을 좀 잘 듣는다. 하라는 대로 잘한다. 제가 대학로에서 제일 좋아하는 형들이 진선규, 박해수 형들인데 대학로에 있으면서 그 형들이랑 같이 무대에도 서 보고 배운 건 작품에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 겸손하게 임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그분들만큼 실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조금이나마 비쳐서 이렇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번에 '눈물의 여왕' 대선배님들을 보면서 왜 이 분들이 지금까지 롱런하고 계실까 느꼈다. 작품에 임하는 자세, 진실된 태도, 성실한 마음가짐이 전부인 것 같더라. 물론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것이고. 이게 진리이구나 다시 느끼는 큰 계기가 됐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음 한 작품 한 작품 더 그런 자세로 임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근래 박성훈은 2022년과 2023년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1과 파트2, 2023년 지니TV 드라마 '남남', ENA 드라마 '유괴의 날', 넷플릭스 '선산', 영화 '지옥만세', tvN '눈물의 여왕' 등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눈물의 여왕' 촬영 기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도 병행했으며 현시점 영화 '열대야'를 찍고 있다.

박성훈은 이 같은 열일 행보에 대해 "'오징어 게임'까지 만 2년 동안 8개 작품을 했다. 영화랑 연극까지 하면 2년 반 동안 작품 10개를 했다"며 "일주일 정도 휴식이 주어진다면 하와이에 가고 싶다. 큰 마음을 먹고 하와이에 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다. 왜 지상낙원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아버지가 '구당에 갔구나'라고 하시더라. 천당 바로 밑을 의미하는 옛 분들의 말인가 보더라. 저도 무슨 말인가 했다. 전 세계 모든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매체 연기를 정식으로 시작한 박성훈은 올해 15년 차에 접어들었다. 어떤 동료, 선배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제가 최근 뵀던 선배 분들을 보면 일단 '꼰대력'이 제로다. 절대 연기에 대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씀하시는 분들이 안 계셨다. 그런 건 온전히 감독님들께 맡기셨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병헌 선배님도 현장에서 분위기를 많이 풀어 주려고 하셨고, (김)수현 배우도 동생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주연을 많이 해 온 입장에서 자신을 낮추면서 분위기를 유연하게 풀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친구 같은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성훈은 "제가 작은 목표들을 세워 이뤄가는 걸 좋아한다. 처음에는 연극 무대에 서는 걸 목표로 했고, 오디션 보는 것, 오디션 안 보고 출연하는 것, 매체 연기 등을 하나씩 이뤄 왔다. 지금은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목표를 제가 칠판에 적어 놓는데 2025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이 목표였다. 근데 그 목표를 1년 빠르게 이뤘다. '유퀴즈' 출연은 '더 글로리' 찍고 나서 세운 목표였다"고 말했다. '유퀴즈' 박성훈 편은 5월 1일 방송될 예정이다.

박성훈은 "제가 원래 예능 울렁증이 정말 심했다. 초반에 출연한 걸 보면 엄청 떠는 게 보인다. 이제는 연차가 쌓이다 보니까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지금도 청심환 같은 걸 먹고 한다"고 말했다.

또 "원래 사우나를 가서 릴렉스를 하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요즘에는 '불멍'을 자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훈은 최근 매일 사주를 체크한다는 근황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오늘 사주는 80점이었다. 여태까지 쌓아 왔던 것들이 빛을 발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좋은 글을 써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은 꽃을 피울 수 있는 하루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인터뷰 기사 엠바고(5월 1일) 당일 운세를 확인한 이후에는 "5월 1일은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날이라고 한다. 이러시면 안 된다. 운세를 괜히 봤다"고 농담해 기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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