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가격인상 부메랑… '부동의 1위' 교촌치킨 3위로

연희진 기자 2024. 5. 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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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지각변동 치킨 빅3] ③외식사업·해외공략으로 재도약 노린다
[편집자주] 2014년 이후 8년 동안 부동의 1위였던 교촌치킨이 2022년부터 하락세를 걸으며 국내 치킨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년 연속 1위에 오른 bhc는 오랜 논란을 잠재우고 1위 굳히기에 나섰고 2위로 도약한 BBQ는 미국 공략을 가속화하며 수익성을 높여갈 전망이다. 3위로 내려앉은 교촌은 외식사업·해외 진출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신발 끈을 다시 조였다.



◆글쓰는 순서
①말 많고 탈 많던 bhc, 치킨 1위 굳히기
②'올리브유 직격탄'에도… K치킨 속도 낸 BBQ
③가격인상 부메랑… '부동의 1위' 교촌치킨 3위로


교촌치킨이 지난해 매출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3위로 내려왔다. 사진은 교촌 신사옥. /사진=교촌에프앤비
오랜 기간 '치킨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이 2년 만에 3위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회복했지만 매출이 줄어들면서 bhc, BBQ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교촌에프앤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4295억원, 영업이익은 24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38.6% 증가했다.

치킨 3사(교촌·bhc·BBQ)의 지난해 매출 순위(별도 기준)는 ▲bhc 5356억원 ▲BBQ 4732억원 ▲교촌치킨 4295억원 순이다. 교촌치킨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출 기준 순위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2022년 bhc에 1위를 내주고 지난해에는 3위까지 밀렸다. 지난해 기준 치킨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교촌이 2년 만에 1위에서 3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데는 소비자 선호도 하락으로 분석된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4월 한 마리 및 부분육을 사용하는 주요 메뉴의 가격을 3000원씩 올렸다. 대표 메뉴인 '교촌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치킨 3사 매출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당시 소비자들은 교촌 홀로 가격을 올린 데 불만을 쏟아냈다. 교촌치킨이 배달비를 붙이기 시작한 업체라는 점도 다시 언급되며 불매운동 얘기까지 거론됐다. 지난해 홀로 매출이 줄어든 것은 가격인상 후폭풍 영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는 규모의 경제로 출점이 많으면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인데 지난해 타사 대비 새로 오픈한 매장이 많지 않아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며 "출점 시 기존 가맹점 이익이 침해되는 부분이 있으면 출점을 자제해 공격적인 출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주요 치킨 브랜드 신규 출점 수는 bhc 461개, 교촌 10개다. BBQ는 신규 출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5%대 영업이익률의 딜레마


교촌이 선보인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 메뉴.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치킨 업계의 유일한 프랜차이즈 상장사다. 프랜차이즈라는 점과 상장사라는 점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너무 높거나 낮아도 좋지 않다. 영업이익률이 너무 높으면 가맹점과의 관계가 논란이 되고 너무 낮으면 주주들에게 원성을 듣는다.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률은 5%대다. 경쟁사는 10~20%대로 형성됐다. 육계가격이 오른 2022년에는 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교촌의 주력 제품은 '허니콤보' 등 부분육인 '콤보'다. 매출 비중이 60%가량인데 부분육의 경우 한 메뉴에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원가율이 높은 편이다. 구매력을 강화해 원가를 낮추는 방법밖에는 없다.

공격적인 신규 출점도 쉽지 않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한때 '퇴사하고 치킨집 한다'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포화 상태다. 출점으로 규모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외식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택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메밀단편' 1호점을 열었다. 메밀단편은 첫 매장 위치를 선정하는 데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됐을 정도로 출점 상권 분석에도 신중을 기했다. 고심 끝에 여의도 비즈니스 상권을 택했고 메밀단편 매장은 지난 2월1일 그랜드 오픈 이후 하루 평균 2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

해외 공략도 이어간다. 현재 교촌은 미국, 중국, 타이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내 70여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화권에서 반응이 좋다. 타이완에서는 현지 진출 8개월 만에 4호점을 열었다. 4개 매장 모두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다.

허니시리즈, 레드시리즈가 히트 상품인 만큼 소스 사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월 교촌 시그니처 'K1 핫소스'를 미국 아마존에 론칭했다. 교촌 대표 소스인 레드소스에 주재료로 들어가는 국내산 청양고추를 활용했다. 교촌은 50조원 규모가 넘는 글로벌 소스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교촌에프앤비는 송종화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송 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 AI(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끌어올린 프랜차이즈 전문가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고 국내 치킨 시장에서는 허니시리즈 등 히트작을 출시해 교촌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송 대표가 특유의 리더십과 위기대응 역량을 발휘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송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메밀단편 등 신사업을 지속 확대해 주력사업과 시너지를 일으킴으로써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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