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올리브유 직격탄'에도… K치킨 속도 낸 BBQ

연희진 기자 2024. 5. 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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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지각변동 치킨 빅3] ②'치킨의 본고장' 미국 본격 공략
[편집자주] 2014년 이후 8년 동안 부동의 1위였던 교촌치킨이 2022년부터 하락세를 걸으며 국내 치킨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년 연속 1위에 오른 bhc는 오랜 논란을 잠재우고 1위 굳히기에 나섰고 2위로 도약한 BBQ는 미국 공략을 가속화하며 수익성을 높여갈 전망이다. 3위로 내려앉은 교촌은 외식사업·해외 진출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신발 끈을 다시 조였다.



◆글쓰는 순서
①말 많고 탈 많던 bhc, 치킨 1위 굳히기
②'올리브유 직격탄'에도 K치킨 속도 낸 BBQ
③가격인상 부메랑… '부동의 1위' 교촌치킨 3위로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글로벌 확장을 멈추지 않는다. 사진은 BBQ 사옥. /사진=제너시스BBQ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지난해 업계 2위로 올라섰지만 영업이익이 줄면서 고민에 빠졌다. 원가 부담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새로운 활로가 절실하다.

지난해 BBQ의 개별 기준 매출은 4731억원, 영업이익은 552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2.8% 증가하며 업계 2위 자리에 앉았지만 영업이익은 13.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1.7%로 3.6%포인트(p)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하락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기인했다. 닭고기 가격 상승과 밀가루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인건비, 가스요금, 전기요금 등이 모두 올랐다.

BBQ 대표 메뉴. /사진=제너시스BBQ
특히 세계 올리브유 가격이 가뭄과 냉해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급속도로 올라 수익성이 악화했다. BBQ가 2005년부터 도입해 사용해온 올리브 오일은 올리브 최대 산지인 스페인 등에서 수입한다. 지중해 연안에서는 최근 2년 연속 가뭄 등 기상 이변이 발생하면서 올리브 수확량이 급감하고 가격이 폭등했다.

국제올리브협회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산 비정제(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가격은 3월 말 기준 톤(t)당 8645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65% 오른 상황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올리브유 전문지인 '올리브 오일 타임즈'는 "스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스페인의 2022~2023년 올리브 생산량이 전년도 150만t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8만t 불과하다"며 "기상악화와 장기간의 가뭄으로 인해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 2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계속해서 상승 중이며 당분간 역대 최고수준의 가격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리브 오일 가격은 올랐지만 BBQ는 2022년 5월 이후 공급가를 인상하지 않고 본사에서 인상 요인을 부담했다. BBQ는 지난해 블렌딩 올리브 오일을 도입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장기적인 악영향이 예상된다.



미국 매출 우상향… 수익성 상쇄할까


BBQ 미국 유튜브 광고. /사진=제너시스BBQ
BBQ의 희망은 해외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BBQ가 진출한 해외 판매액이 전년 대비 66%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미국 판매액이 90% 가까이 증가해 글로벌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의 고환율은 BBQ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기조가 지속될 경우 환차익으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한국식 치킨'을 전 세계에 알리는 BBQ는 글로벌 5만점 출점을 통해 맥도날드의 라이벌을 목표로 한다. 2003년부터 글로벌 진출을 시작해 현재 미국, 캐나다, 타이완, 필리핀, 일본 등 57개국에 진출해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외식업 전문지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에서 발표한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외식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며 해외 진출 한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3년 연속 순위권에 진입했다.

올해는 프랜차이즈 종주국이자 치킨의 고향인 미국에서 최근 테네시에 진출했다. 현재 뉴저니,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하와이 등 전체 50개주 가운데 27개주에서 BBQ 치킨을 맛볼 수 있다.

최근 BBQ는 미국 공략 가속화를 위해 최근 현지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타깃으로 BBQ치킨에 대한 감탄사와 한국어 표현이 결합한 유튜브 광고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첫 광고로 미국 BBQ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총 두 가지 버전으로 공개됐다. "How to speak Korean fried chicken(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을 말하는 법)"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광고는 "This is the crispiest chicken in the entire world(BBQ치킨 폼 미쳤다)"와 "Kind of spicy, kind of sweet… definitely my new obsession(매콤 달콤한 내 최애)"라는 문장으로 BBQ치킨의 맛을 표현했다.

기량이 좋다, 멋지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인 '폼 미쳤다'와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뜻하는 아이돌 팬 사이에서 시작된 단어 '최애'는 한국 MZ세대 사이 유행하는 신조어다. 이어 조리 장면과 함께 나오는 배경음악은 K팝에서 영감을 받은 음악이다. BBQ는 아이돌, 음식,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있지만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에 대한 인지도는 비교적 적은 미국 MZ세대를 겨냥했다.

광고는 4월1일부터 유튜브, 구글, 메타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 틱톡을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으로 확장하며 광고 효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BBQ 관계자는 "BBQ의 미국 광고는 음식이 다른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K컬처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국을 넘어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K푸드의 대표주자인 BBQ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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