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장밋빛 청사진’… 현장선 ‘기대보다 우려’ [심층기획]
초·중·고 공교육 교과서에 세계 첫 적용
교육부 “교실 혁명 이끌 것” 당찬 포부
가이드라인 모호하고 출원 일정 촉박
에듀테크 업계, 성공적 안착에 ‘물음표’
교사 기획력이 수업 활용 효과성 좌우
“연수 늘린다고 역량 강화될지 미지수”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로 교실 혁명을 이끌겠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했던 AI 디지털교과서가 내년 전국 초·중·고 교실에 전면 도입된다. 디지털교과서는 디지털기기로 다양한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교과서로, 교육부는 AI 기능을 넣어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수업엔 종이 교과서도 쓰이지만, 교육부는 궁극적으로는 디지털교과서 위주로 수업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목표다. 해외에서 디지털기기를 수업 보조교재로 쓰는 경우는 있으나 공교육 교과서에 AI를 전면 도입하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개발업체들 “가이드라인 모호”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디지털교과서는 내년 1학기 초 3·4학년과 중·고 1학년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우선 적용된 뒤 2028년까지 초 3 이상 전 과목(도덕·예체능 제외)에 도입된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로 교사는 단순 정보전달 역할에서 벗어나 사고력, 창의력을 길러주는 수업을 운영하고,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8월까지 출원을 완료해야 하는 교과서 발행사 사이에선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교과서 발행사 관계자 B씨는 “디지털교과서를 만들어본 사람이 없고, 모두 처음 하는 건데 교육부가 지난해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모호하고 일정도 촉박하다”며 “학교마다 기기 표준화가 안 돼 있고 사양 차이도 큰데 현장에서 만족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명료한 지침이 나오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출에 관해서도 “국내 도입 뒤 어떤 문제가 있을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수출까지 고민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디지털교과서의 성공 여부는 교사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디지털교과서가 개발되더라도, 현장에서 교사가 쓰지 않으면 소용 없어서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과목별로 교사가 여러 명인데 시험은 공통 문제로 치르다 보니 튀는 수업을 하기 어렵고 다른 교사들과 비슷하게 수업을 맞춰야 한다”며 “만약 선임 교사가 다 같이 서책 교과서 위주로 수업하자고 하면 따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도 수업 운영방식은 온전히 교사에게 맡겨져 있어서 교사 선호도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격차가 생길 수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학 교수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의 효과성은 교사 기획력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교사별 활용 능력이 달라 편차가 벌어질 수 있다”며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현장에선 지금도 연수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연수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역량 강화가 이뤄질지 미지수”라며 “교사의 주당 수업시수를 줄이고 연구 공간을 제공하는 등 교사가 혁신 자발성을 발휘할 환경 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민·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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