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CG 기술로 살아 움직이는 동물 인형들[시네프리뷰]

2024. 5.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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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실바니안 패밀리: 프레야의 선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이 순수성을 잃은 꽤 됐다. 다양한 상품의 판매 수익은 상상을 초월하고, 이를 극대화하려는 상업주의 야망은 그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결과 안에 창작물 본연의 창의성이나 재미라도 담겨 있으면 다행이다.

/미라지 엔터테인먼트


1980년대 이전만 해도 극장에 소개되는 아동 영화는 극소수였다. 그나마 일 년에 두 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제작되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 이마저도 일반 개봉관보다 지역 시민회관이나 세종문화회관 별관, 어린이회관 같은 대체 시설에서 공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까지 한국에서 만화영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영상’ 정도로 치부됐다. 오랫동안 유지돼 오던 만화영화에 대한 이런 무시와 선입견을 변화시킨 계기가 월트 디즈니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1989)라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도 1988년 할리우드 영화의 직배가 시작되고, 1990년 디즈니가 한국 진출에 합류하면서 2년이나 지각해 1991년 12월 개봉이 성사됐다.

<인어공주>의 개봉은 한국영화사에 있어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더해 미국 본사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더빙 시스템이 빛을 발하며 한국 관객들은 이전까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상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부터 대중에게 ‘만화영화’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가 친숙하게 됐다고 말해도 비약은 아니다.

하지만 이즈음 한국에 상륙한 것은 양질의 영상 콘텐츠만은 아니다. 이에 뒤따르는 치밀한 상품화와 판매 전략의 여파가 서서히 대중 사이에 뿌리내렸다.

영상과 상품의 상호 협력과 시너지

사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이 순수성을 잃은 지 꽤 됐다. 영상물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상품의 판매 수익은 상상을 초월하고, 이를 극대화하려는 상업주의의 야망은 그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결과 안에 창작물 본연의 창의성이나 재미라도 담겨 있으면 다행이다.

영상물과 상품화의 형태는 대략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자연스럽게 관련 상품이 파생되는 경우다. 보편적 형태로 볼 수 있으며, 대부분 영화 관련한 피겨(등장인물 모형)나 굿즈(관련 상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영상과 상품이 동시에 개발, 공개되는 형태다. 미국의 대표적인 완구회사 마텔의 <우주의 왕자 히맨>(He-Man and the Masters of the Universe)은 가장 유명한 선례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대부분은 애초 작정하고 영상과 상품을 동시에 기획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 번째는 상품이 먼저 발매되고 이를 홍보할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형태다. 마텔의 ‘바비’ 인형이나 경쟁사 해즈브로의 <GI 유격대>(G.I. Joe)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그 목록 안에 <실바니안 패밀리>(Sylvanian Families)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순수와 사랑이 넘치는 숲속 동물 마을

‘실바니안 패밀리’는 일본의 장난감, 게임 회사인 에폭이 1985년 판매를 시작한 돌 하우스(Doll House) 완구로 일종의 미니어처 컬렉션이다. ‘실바니아’가 라틴어로 숲이라는 뜻이니 실바니안 패밀리는 직역하면 ‘숲의 가족들’ 정도인데, 이름처럼 숲속 다양한 동물을 의인화한 인형들과 이들에게 어울리는 주택, 의상, 도구 등 다양한 소품을 제작해 판매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실바니안 패밀리’가 처음으로 영상화된 것은 1987년이라고 나온다. 이때는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만들어져 실제 완구의 이미지와는 꽤 거리감이 있었다.

2018년 TV를 통해 공개된 시리즈가 사실상 실질적인 ‘실바니안 패밀리’의 영상화라 보는 것이 옳겠다. 한 시즌 동안 3분 정도의 단편이 12편씩 공개돼 총 3시즌 36편의 영상이 공개된 것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상물이 꾸준히 제작돼 공개됐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공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SylvanianFamiliesOfficial)에서 볼 수 있다.

이번에 개봉하는 <극장판 실바니안 패밀리: 프레야의 선물>은 극장판으로는 처음 만들어진 영상이다. 1시간 남짓의 중편이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한 5개의 에피소드로 진행되는데, 마을 축제와 같은 날인 엄마의 생일 선물을 고심하는 초콜릿 토끼 소녀 프레야의 작은 모험과 소동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롯데시네마를 통해서만 개봉한다.

제목: 극장판 실바니안 패밀리: 프레야의 선물(劇場版 シルバニアファミリー フレアからのおくりもの)

제작연도: 2023

제작국: 일본

상영시간: 66분

장르: 애니메이션

감독: 코나카 카즈야

출연: 쿠로시마 유이나, 미나세 이노리, 히노 사토시

개봉: 2024년 5월 1일

등급: 전체 관람가

토이: 우리가 사랑한 장난감들


/nacellecompany.com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한국 시청자들이 받은 수혜라면 콘텐츠의 다양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질을 떠나 이전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국가, 다양한 형태의 영상물을 폭넓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낯선 스탠드 업 코미디라든가 시대와 소재를 넘나드는 폭넓은 다큐멘터리 등이 그렇다.

<이블 지니어스: 누가 피자맨을 죽였나?>,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인터넷 킬러 사냥>이나 작년 큰 화제를 모았던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처럼 선정적인 범죄 다큐멘터리에 주력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다른 편으론 사회·문화 전반의 다양한 이면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작품이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토이: 우리가 사랑한 장난감들>(Toys That Made Us·2017)이다.

‘바비’, ‘지아이 조’, ‘트랜스포머’, ‘레고’, ‘헬로키티’, ‘파워레인저’ 등 우리가 성장하면서 한 번쯤은 가지고 놀았거나, 적어도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유명 장난감들의 탄생과 성공의 역사를 다양한 자료화면과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재치 있고 꼼꼼하게 소환한다.

어쩔 수 없이 미국적 시각이 기준이 되다 보니 다소 아쉬움도 남는데, 4개 에피소드로 3개 시즌, 총 12편으로 공개된 이 작품의 서막을 여는 첫 번째 주인공이 정작 <스타워즈>라는 사실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자 역설이기도 하다.

<토이: 우리가 사랑한 장난감들>의 인기에 힘입어 스핀오프인 <무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The Movies That Made Us. 2019)도 공개됐다. <나 홀로 집에>, <다이 하드>, <백 투 더 퓨처> 같은 메이저 영화부터 <할로윈>,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같은 하위 장르영화까지 이른바 현대고전으로 평가받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재조명한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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