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구원투수 떠오른 외국인...백화점‘관광객 모시기’ 경쟁

최효정 기자 2024. 5.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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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 전년比 822% 증가
신세계도 1분기 374% 증가… 롯데 잠실점도 50% 증가
내수 정체에 외국인 매출 증가가 ‘효자 노릇’
유통家 AI통역부터 전용 멤버십… 외국인 잡아라

최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국내 백화점 업계도 외국인 매출이 증가세다. 고물가로 내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앞다퉈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인공지능(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하고, 외국인 전용 특화존, 멤버십 혜택을 제공 등 관련 마케팅도 확대 중이다.

일부 VIP 혜택 등은 아예 공표를 하지 않고 비밀리에 제공되기도 한다. 업계끼리 경쟁이 치열해 ‘베끼기’를 우려해서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길에서 열린 '명동 페스티벌' 개막 행사에서 타악기 연주자가 연주하며 행진하고 있다./연합뉴스

◇'핫플’ 찾는 MZ 외국인… 백화점 외국인 매출 증가세

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는 103만244명으로 2019년 2월 대비 86% 수준으로 회복됐다. 코로나 이전의 90%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자, 백화점의 외국인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여행 트렌드가 ‘핫플레이스’ 중심의 개별 관광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특히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들이 주를 이루는 개별 관광객의 경우 면세점에서 한꺼번에 상품을 쓸어담기보다는 SNS에서 유명한 핫플레이스를 둘러보며 로드 매장을 찾아 소소하게 쇼핑을 즐기는 추세다.

이런 패턴을 반영해 대표적인 인기 장소로 떠오른 더현대 서울은 올해 1~3월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822%나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구매고객중 2030비중은 70%를 넘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2022년 대비 100% 가량 늘어났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서울시와 손잡고 ‘명동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치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처음 열린 이 행사는 당시 총 10일간 추산 총 40만명의 인원이 방문했다. 당시 행사 기간 중 롯데백화점 본점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0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 신장률(전체 기준)이 무려 374%를 기록했다. 특히 센텀시티점은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 관광객 매출이 802% 급증했다.

갤러리아명품관도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116% 증가했다.

◇외국인 모셔라… AI통역에 VIP멤버십 등 제공

고물가와 인구 감소로 내수 소비가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유통업계는 외국인 잡기 경쟁에 나섰다. 통역부터 외국인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본점에 외국인 전용 데스크를 운영하고, 본점과 강남점·센텀시티점(부산)은 언어 데이터·전문번역 서비스기업 플리토와 함께 외식브랜드 메뉴 통역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외국인 고객을 위한 글로벌 멤버십 제도를 통해 외국인 우수고객(VIP)에게는 추가 할인 및 사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 2월엔 외국인 멤버십 제도를 재정비, 최상위 등급인 SVIP를 신설하는 등 우수고객 대상 구매 혜택을 강화해 전년 동기 대비 외국인 고객 수와 매출이 모두 2배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월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을 선보였다. H포인트 글로벌 회원은 현대백화점·아울렛·면세점 이용 시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7% 적립이 상시 혜택으로 주어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에비뉴엘 잠실점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위치한 안내데스크 총 두 곳을 통해 ‘AI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렇게 도입한 AI 통역 서비스는 시행 첫 주말인 지난 19~21일 사흘간 외국인 이용고객 수가 1000명을 돌파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뷰티부터 K패션까지 구매가 다양해지고 있고, 명품 입점도 한국이 잘되어 있는 편이라 동남아 등 관광객 쇼핑 수요가 체감상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외국인 VIP 마케팅은 반응이 좋을 경우 경쟁업체에서 베끼기가 있을 수 있어 상세내용은 보안상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외 다양한 국적의 외국 관광객이 늘며 매출 신장세가 커지고 있다”며 “전통적인 인기 품목 화장품 외에도 K패션, 아웃도어 상품도 잘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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