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걸리자 단속카메라 과수원에 파묻은 택시기사, 뒤늦은 후회

곽선미 기자 2024. 5. 1.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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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단속 카메라를 몰래 가져가 파묻은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가 항소심에 이르러 뒤늦게 혐의를 인정했지만 너무 뒤늦은 후회였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30일 공용물건은닉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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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동식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됐던 무인 부스. 서귀포경찰서 제공

과속 단속 카메라를 몰래 가져가 파묻은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가 항소심에 이르러 뒤늦게 혐의를 인정했지만 너무 뒤늦은 후회였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30일 공용물건은닉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A 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며, 검찰은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오후부터 13일 오전 사이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 도로에 설치된 2500만 원 상당의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1대와 450만 원 상당의 보조배터리·삼각대 등을 몰래 가져가 가족이 관리하는 과수원 땅에 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전 A 씨는 제한속도 기준이 시속 80㎞인 해당 도로에서 시속 100㎞로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평소 과속으로 범칙금을 낸 일이 여러 번 있었던 A 씨가 범칙금 납부를 피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1심에서 "저는 이 사건과는 관련 없는 사람이다. 죄 없는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지만 선처받지 못했다.

A 씨는 "여러 번 과속으로 적발돼 회사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겁이 나고, 두렵고, 수습이 막막해서 솔직하게 진술하지 못했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수리비를 지급하려고 했으나 수리비가 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수사 과정에서부터 ‘제가 했다’고 말할 기회를 걷어찼다"고 꾸짖은 뒤 "죄질이 좋지 않고,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어서 원심의 형은 무겁지 않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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