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4’ 마동석 “8편까지 진화하는 시리즈로 만들겠다”

송은아 2024. 5. 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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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4’, 액션 난도 유독 높아 빠르고 정확하게 끝내
‘마석도 형사’ 마동석
배에 안전패드 대도
장기 울릴 만큼 아파
金, 액션·연기 완벽
‘악랄한 빌런’ 김무열
얼굴 근육 변화없이
내내 무표정 연기
촬영 후 끔찍함 느껴

쓸어담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범죄도시 4’가 6개국에서 2459만달러(338억원)를 벌어들여 개봉 첫주 주말 세계 박스오피스 흥행 수익 1위에 등극했다. 관객 수는 30일 기준 5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매출액 점유율은 93∼96%. 최근 영화관에서 주머니를 연 관객의 돈이 대부분 ‘범죄도시 4’로 흘러든 셈이다. 주연 배우 마동석과 상대 악역을 연기한 김무열을 영화 개봉 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배우 김무열(왼쪽), 마동석.
◆마동석 “진화하는 시리즈 만들 것”

‘범죄도시 4’를 재밌게 봤든 실망했든 다들 입 모아 말한다. “이번에도 당연히 1000만은 넘겠지.” 범죄도시 시리즈의 기획·제작·주연을 맡은 마동석은 이런 예상을 당연시하지 않는다. 시장은 언제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는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라며 “그 뒤는 모른다”고 소박하게 말했다. 현재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8편까지 우직하게 만들 수 있도록 손해만 보지 말자는 생각이다.

‘범죄도시 4’의 매력은 시원함이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 형사의 주먹이 힘을 실어 범죄를 응징할 때면 관객의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 4편에서는 자잘한 연타를 빼서 액션의 선도 굵어졌다. 보는 이들은 통쾌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아찔하고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

마동석은 “배에 안전패드를 대고 연기해도 몸을 때리면 장기가 울린다”며 “간을 맞으면 신경계가 확 위축되면서 순간적으로 숨이 안 쉬어진다”고 했다. 서로 주먹을 주고받다 보면 스텝이 어긋나 맞기도 한다. 타박상은 기본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액션은 다른 영화보다 난도가 있어서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많이 다친다”며 “우리나라에 이 정도로 난도 높은 액션을 구사하는 배우가 몇 없다”고 설명했다. 김무열을 선택한 건 액션을 잘할뿐더러 연기력이 좋아서다.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인 것도 한 이유라고 했다.

“배우나 스태프가 촬영장에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장 분위기 안 좋아서 소리 지르고 주먹질하고 그런 거 싫어해요. 저희 현장에서는 다 즐겁게 찍고 있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강점은 액션과 유머이지만, 마동석은 액션에 더 무게를 두는 듯했다. 그는 “액션을 잘 찍었을 때 뿌듯함이 8∼9점이라면 유머는 3점”이라고 밝혔다. 유머 장면은 다 찍고도 마음에 안 들면 빼기도 한다. 4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동석은 앞으로 8편까지 범죄도시 시리즈가 진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동어반복을 하면 본인부터가 지루해서다. 그는 후속 시리즈에 대해 “톤이 바뀌기도 하고 글로벌한 것, 범죄도시 같지 않은 것도 있다”며 “노련미가 생긴 마석도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배우 마동석(왼쪽), 김무열.
◆김무열 “좋은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기대감 커”

범죄도시의 새 악역은 늘 ‘장첸’이라는 거대 산맥과 마주한다. 많은 관객이 1편의 악역 장첸을 최고로 꼽아서다. 비교는 피할 수 없다. 4편의 악역 백창기를 맡은 김무열은 이에 대해 “전편의 빌런들이 워낙 역할을 잘했기에 저는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좋은 건 반영하고 안 좋은 건 안 하면 되는 유리한 지점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센 악역’에 대한 부담감보다 마동석, 이동휘, 박지환 등 좋은 배우들과 공동작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더 크기도 했다. 그는 “‘이 동료들이 만나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전편의 빌런이 주는 무게감을 상쇄했다”고 밝혔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김무열은 ‘야, 연기하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백창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히지 않았다. 밤늦게 고민하며 인물의 상을 쌓아갔다. 그러다 보니 ‘폭력에 중독된 사람, 생존에 최적화된 행위를 하기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강인한 사람’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설정은 액션에도 반영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해 보여야 해서 액션 장면을 찍을 때 저러면 죽겠구나 싶은 곳을 빠르고 간결하게 찌르려 했다”고 전했다. 그래야 백창기가 칼을 들면 마석도가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관객이 느끼리라 여겼다.

그가 숨이 막힐 만큼 힘들었던 장면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장동철 앞에서 ‘고요한 분노’를 안으로 삼키는 대목이다. 그만큼 백창기는 내내 표정 변화가 없다. 얼굴 근육이 무너지는 건 영화 후반에 가서다. 김무열은 “후반의 그 모습이 바로 제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백창기의 다른 면”이라며 “백창기가 자신의 최후를 맞닥뜨리고 비로소 즐거움을 느낀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무열은 “촬영이 끝난 후 백창기란 인물이 인간으로서 바닥이고 끔찍해서 도망치듯 배역에서 빨리 빠져나왔다”고 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가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받는 깊은 인상은 불안감이다.

“마석도의 뒷모습에서 쓸쓸함과 함께 여운이 느껴져요. 마석도가 강한 사람이고 우리 편이지만 악의 불씨가 완벽하게 꺼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항상 받아요. 백창기의 마지막 표정에서 그런 불씨가 보였으면 하는 바람을 섞어 연기했습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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