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아들에 "세자" 면접 땐 만점…선관위 채용 특혜 정황

강희연 기자 2024. 4. 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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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선관위 장·차관급 등 27명 수사 의뢰
과거 직장 동료가 면접…3명 중 2명 만점
특혜 채용 자녀들 '수사 요청 대상' 빠져
[앵커]

선관위 고위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감사한 감사원이 전현직 선관위 직원 27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선관위는 고위직 자녀를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를 조작하고 없는 자리까지 만들었는데, 내부에서는 고위직 자녀를 "세자"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감사원은 장·차관급 등 27명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선관위는 김세환 전 사무총장 아들의 2019년 강화군 선관위 채용 과정에서 채용 인원을 한 명 더 늘렸습니다.

또 김 전 총장과 과거 같이 근무했던 동료 3명이 면접관으로 들어가 이들 중 2명이 만점을 줬습니다.

이렇게 입사한 김 전 총장 아들은 선관위 내부에서 왕의 아들, 즉 '세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송봉섭 전 사무차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딸의 특혜 채용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전봉민/국민의힘 의원 (2023년 5월) : 어떤 루트로 해서 취업을 할 수 있었습니까, 비공개인데?]

[송봉섭/당시 선관위 사무차장 (2023년 5월) : 그 과정에서 특혜는 전혀 없었다는 것 말씀드리고요.]

하지만 감사 결과 송 전 차장은 2018년 '충북선관위로 가고 싶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충북선관위 인사 담당자 등에게 연락해 딸의 채용을 요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일주일 만에 비공개 채용으로 송 전 차장의 딸은 합격했습니다.

전남선관위는 2019년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딸이 채용에 지원하자 면접위원들에게 서명만 하고 점수란이 빈 점수표를 제출하게 했습니다.

결국 박 전 총장 딸을 포함한 응시자 6명의 점수를 높게 줘 합격 처리했습니다.

다만 박찬진 전 총장은 직접 청탁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수사 요청까진 하지 않았습니다.

선관위 직원 자녀들도 부정 청탁에 직접 관여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아 수사 요청 대상에선 빠졌습니다.

[김진경/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제3과장 : 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 선거철 경력 경쟁 채용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

선관위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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