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패권경쟁 후끈… 삼성 "물량 확대" vs SK "공급 안정"

윤선영 2024. 4. 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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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점유율 SK 50%·삼성 40%
삼성 "올해 공급량 3배 늘릴 것"
주도권 탈환 위한 사업확대 가속
SK "내년 수요 대비 공급 본격화"

삼성전자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공세를 시작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하는 등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를 기술력과 물량 모두에서 압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0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량을 비트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배,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각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의 발언은 AI 확산과 맞물려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해 경쟁사를 제치고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이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주도권을 찾기 위해 삼성전자는 HBM 생산 능력과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24Gb D램 칩을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만든 업계 최대 용량 36GB HBM3E 12H를 구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초기 주도권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5세대부터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연구개발(R&D) 투자액은 7조8200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시설투자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이중 반도체는 9조7000억원, 디스플레이는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HBM3E 제품의 사업화의 경우 고객사의 타임라인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현재 공급 중으로 2분기 중 양산 전개할 예정"이라며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12단 제품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세에 적기 대응하고 HBM 사업 확대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HBM3E 12H는 성능과 용량 측면에서 전작인 HBM3 8H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초당 최대 128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를 제공한다.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40여편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는 기존 DDR5 D램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빠른 속도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면서 AI용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역시 HBM3E 양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는 HBM3E 8단 제품의 고객사 공급에 집중하고 12단 제품은 내년부터 공급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지난달 25일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HBM3E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12단 HBM3E는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인증을 거친 뒤 내년 수요가 본격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론도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마이크론 역시 올해 초 HBM3를 건너뛰고 HBM3E 대량생산을 시작했으며 엔비디아에 납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올해 본격화한 5세대 양산에서 어느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밸류에이츠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68.1%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71조9156억원, 영업이익 6조6060억원을 거뒀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2%, 영업이익은 무려 931.87%나 급증했다. 메모리 사업이 흑자 전환했고 모바일 사업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 호조로 이익을 늘렸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이 환입됐고 여기에 HBM과 DDR5, 서버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사업이 2조5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기록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갤럭시S24를 앞세운 모바일 경험(MX) 부문도 4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실적 호조를 주도했다. TV와 가전사업 역시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900억원)의 약 2.8배 수준이다.

이밖에 하만의 경우 2400억원,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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