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끌어안기 "한글도 가르쳐드려요"

서대현 기자(sdh@mk.co.kr),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4. 4. 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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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페트병과 유리병 등 재활용할 수 있는 것과 일반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려야 합니다."

동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은 외국인의 쓰레기 무단 배출과 고성방가 등에 민원을 많이 제기한다"며 "외국인이 기초 생활 정보와 질서를 배우게 되면 지역에 쉽게 정착할 수 있고, 주민과 갈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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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겪던 부울경 조선업
지자체 나서 사회 정착 도와
울산, 분리수거 방법 등 안내
거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부산, 외국 유학생 적극 유치
지난 4월 28일 HD현대미포는 상진초등학교에서 스리랑카 근로자의 화합과 향수를 달래기 위해 '스리랑카 근로자 문화 축제'를 개최했다. 축제 참가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HD현대미포

"쓰레기는 페트병과 유리병 등 재활용할 수 있는 것과 일반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려야 합니다."

30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사내 교육·복지시설 뿌리아카데미. 울산 동구청 공무원들이 130명의 우즈베키스탄 근로자에게 생활쓰레기 배출 방법, 공원에서 지켜야 할 기초질서, 대중교통 이용 방법 등을 안내했다.

동구청이 외국인 근로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개최한 '슬기로운 동구 생활' 설명회 모습이다. 동구청은 지난 22일 베트남을 시작으로 5월 28일까지 8회에 걸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소속 입국 6개월 미만 외국인 근로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은 외국인의 쓰레기 무단 배출과 고성방가 등에 민원을 많이 제기한다"며 "외국인이 기초 생활 정보와 질서를 배우게 되면 지역에 쉽게 정착할 수 있고, 주민과 갈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각한 인력난을 겪은 국내 조선업에 숨통을 트이게 해 준 외국인 근로자를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끌어안기 위해 지자체도 팔을 걷어붙였다. HD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는 지난 3월 기준 외국인이 8003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80명 증가했다. 대부분 조선 협력업체에서 근무한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더한 총인구는 지난 3월 기준 15만9651명으로 나타났다. 지방소멸 시대지만 지난해 같은 달 15만5932명보다 3719명 증가했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정착 지원은 외국인을 고용한 기업이 주도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최초로 사내에 외국인 지원센터를 설치해 통역과 고충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민과 외국인의 이해 증진과 문화 교류를 위한 행사도 잇달아 열었다.

하지만 내국인 조선업 기피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선업을 주력 산업으로 하는 지자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지역사회와 외국인 근로자의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있는 경남 거제시는 외국인 인구가 2022년 5861명에서 올해 3월 기준 1만268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함에 따라 최근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 통합 프로그램을 개강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0~1단계 2개 반이 개설돼 5개국에서 총 42명이 수강 중이다. 거제시는 수강자를 대상으로 건강·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올바른 폐기물 배출 요령 등 기초질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거제시가족센터는 한국말이 서툰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한 통·번역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센터에는 베트남어와 일본어 통·번역 지원 직원이 상주하고 있고, 다른 국가 언어 통·번역도 연계해 준다.

부산시는 조선업 인력난을 해소하면서 인구도 늘리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부산시는 2028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기업 수요 기반의 맞춤형 현장실습제를 도입해 유학생이 졸업하면 부산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동구에 외국인 노동자가 늘면서 지역사회와 원만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기업과 잘 협의해 체계적인 외국인 적응 프로그램을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 최승균 기자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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