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서 꽃 사고 선물은 '공구'···여행도 가성비 코스로
얇아진 지갑에 선물 고르기 고심
카네이션 사기위해 도매시장 발길
장난감·학용품은 SNS서 공동구매
해외여행도 값싼 동남아·中 선택
“꽃을 사려고 하는데 콜롬비아산이랑 중국산 카네이션의 차이가 있나요.” (양재 생화꽃도매시장을 찾은 20대 A 씨)
‘가정의 달’인 5월이 시작된 가운데 고물가로 인해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공동구매·도매 상품으로 선물을 사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해외여행도 최대한 가깝고 비용이 저렴한 국가로 떠나는 모양새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양재 생화꽃도매시장은 꽃을 사기 위해 찾은 이들로 북적였다. 어버이날을 앞둔 만큼 “다른 색깔 카네이션은 없느냐” “가격이 더 저렴한 꽃은 없느냐”고 묻는 20~30대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30년째 장사를 해온 강 모(70대) 씨는 “여기가 개인 꽃집보다는 훨씬 싸다 보니까 일반 소비자들도 점점 많이 방문해서 몇 단씩 사가는 편”이라면서 “5월에는 주로 카네이션 등 선물용 꽃이 많이 나가고 평소에도 꽃꽂이가 취미인 개인들이 꾸준히 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장 박 모(50대) 씨는 “아직 일러서 카네이션을 찾는 손님들이 많지 않지만 아마 5~6일께 되면 가장 피크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도사 강 모(60대) 씨는 ‘어버이주일’을 앞두고 교회의 학부모신도들에게 나눠줄 꽃다발 재료를 사기 위해 양재 생화꽃도매시장을 찾았다. 카네이션과 함께 넣으려고 구매한 잔꽃을 한 아름 안아 든 강 씨는 “지난해까지는 동네 꽃집에서 대량 주문을 했는데 올해는 물가 부담 때문에 의왕시에서 양재까지 직접 찾아 왔다”면서 “쿠팡으로 검색했을 때도 한 단에 1만 원이 조금 넘었는데 여기는 7000~8000원대라 확실히 싼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 씨는 “동네에서 이만큼 사려면 8만 원은 들었을텐데 지금은 3만 5000원 정도 들었다. 내년에도 여기를 찾아서 비용을 절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에게는 가정의 날이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근처 회사를 다니고 있어 점심시간을 활용해 카네이션을 보러 왔다는 김 모(30) 씨는 “요즘 모든 물가가 올라 가정의 달에도 솔직히 부담이 된다”며 “평소에도 양재꽃시장을 자주 찾는데 선물용 카네이션까지 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보통 선물용은 동네 꽃집에서 포장까지 된 걸 사지만 여기서 사면 부모님이 계신 지방까지 배송도 바로 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와 함께 꽃시장을 찾은 직장동료 노 모(30) 씨 역시 “아무래도 5월에는 이런저런 행사가 많아서 예산 고민이 되는데 올해 물가가 많이 올라 더 걱정”이라며 “꽃 상태가 괜찮아보여서 여기서 일단 카네이션을 사고 선물보다는 실용적으로 현금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심으로는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을 공동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을 구하는 게시물도 여럿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자동차 장난감을 사주고 싶은데 공동구매 함께할 분을 찾는다” “전집을 공동구매하려는데 구매처를 추천해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SNS를 통해 충북 청주에서 한 문구 할인 도매점을 홍보하는 B 씨는 “코로나19 이후 SNS를 통해 구매하시는 분들이 늘었다”며 “키링·문구용품·장난감 등 취급하는 물품이 많아 이맘때쯤 어린이날 선물로 많이 사간다”고 전했다.
연휴가 잦은 가정의달 특성상 5월은 해외 여행량도 증가하는 시기다. 하나투어가 5월 해외 패키지 이용객의 선호 국가와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하에서는 베트남이 1위를 차지했고 60대 이상으로는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이들 두 국가는 가까운 거리와 엔저 등으로 인한 저렴한 물가로 여행 부담이 비교적 적은 국가들로 손꼽힌다. 실제로 이날 원·엔 환율은 880원대 내외를 기록해 약세를 보였다. 괌·사이판도 지난해 대비 74% 증가했고 중국은 이용객이 6배 늘어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같은 경우는 (타 지역과 비교해) 항공료를 포함한 여행 가격이 안정화된 국가”라면서 “‘가성비’ 있는 여행이 가능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여행객들의 선호도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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