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발생했던 동해안 지진해일 최대 24시간 영향···긴급대피장소·피해저감시설 부족

김기범 기자 2024. 4. 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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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동해안 지진해일 관측 정보. 기상청 제공.

새해 첫날 동해안에 발생했던 지진해일은 일본 노토반도에 강진이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뒤에 울릉도에 도달했으며, 최대 24시간 동안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 동해안 지진해일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1월1일 오후 4시10분쯤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후 동해안 전역에서 지진해일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국내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한 것은 31년 만의 일로, 1983년 5월26일 일본 혼슈 아키타현 서쪽 근해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인해 묵호에서 최대 2m 이상의 지진해일이 관측된 바 있다. 당시 5명의 인명피해와 약 3억7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약 1시간 20분이 지난 오후 5시30분쯤 울릉도에서 약간의 해수면 변화가 관측됐다. 이후 오후 5시57분쯤 강원 강릉 남항진, 오후 5시59분쯤 강원 속초 등에서 지진해일이 관측되기 시작했다. 지진해일은 지역별로 10~15분 주기로 10~24시간 지속됐다.

가장 높은 해일이 밀려온 곳은 강원 동해시 묵호로, 높이 82㎝의 해일이 관측됐다. 묵호에는 오후 6시3분쯤 해일이 처음 도달했으며 2시간32분이 지난 8시35분쯤 최대 높이가 관측됐다.

또 후포에는 오후 6시16분쯤 최초로 해일이 도달했으며, 2시간20분 뒤인 오후 8시36분쯤 최대 높이 54㎝의 해일이 관측됐다. 속초, 남항진, 동해, 임원, 영덕 등에서는 20~40㎝, 울릉도, 울산, 부산 등에서는 약 11~15㎝ 범위에서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보고서에는 국내와 일본 지진해일의 관측자료를 비교한 결과 국내에서 관측된 지진해일의 주기가 일본에서 관측된 지진해일의 주기보다 더 길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본의 경우 노토반도 강진에 따른 지진해일 주기는 7~8분이었다. 또 국내의 경우 지진해일이 도달하고 약 2시간~2시간30분이 경과한 후 최대 높이의 해일이 관측된 반면 일본에서는 최초 도달 후 20분~1시간 후에 최대 높이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보고서에서 “31년 만에 발생한 지진해일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의 대비·대응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들이 지적됐다”며 “지역 특성·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대피기준 및 긴급대피장소 부족, 지진해일 피해저감시설의 보강·확충 투자와 지진해일 전문 교육·훈련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점”이라고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진해일 개선 대책을 마련했으며 기상청은 특보기준에 미달하는 지진해일일 경우도 국민들에게 정보를 전파하기 위한 재난문자 추가 발송 등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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