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소멸위기 속 '글로컬대학' 사업, 혁신일까 낭비일까

권태혁 기자 2024. 4. 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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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벚꽃엔딩'이 현실화 됐다.

정부가 존폐 위기에 놓인 지방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한다.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대학들의 혁신과 통합을 유도한다.

하지만 지방대학에게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마지막 '동아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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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30대학 예비지정 20곳 33개교 중 21개교 충원 미달
1개교당 1000억 지원...경쟁력 없는 대학에 혈세 퍼주기 비판도 제기
"지방대학과 지역소멸 위기의 돌파구 될 것...우려보단 응원이 필요한 때"
지난 2월 글로컬대학 혁신 이행 협약 및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제공=교육부

학령인구 감소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벚꽃엔딩'이 현실화 됐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6~21세 학령인구는 714만7000명으로 10년 전부터 매년 20만명씩 줄고 있다. 이런 추세면 오는 2040년 학령인구는 412만2000명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존폐 위기에 놓인 지방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혁신안'이라는 긍정 의견과 함께 '예산 퍼주기'라는 부정적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30일 교육부와 대학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2040년 입학자원이 절반 가까이 감소함에 따라 앞으로 10~15년을 대학 혁신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자율적 고강도 구조개혁안을 마련했다. 이 사업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30'이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될 경우 5년간 1000억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고, 규제혁신 사항이 우선 적용된다. 또 정부 및 지자체 사업을 통해 다양한 투자를 받을 수 있고 행정과 재정에 우대를 받는다.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대학들의 혁신과 통합을 유도한다. 2026년까지 30개교를 선정하고 이들 대학에 총 3조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참여 대학은 매년 1차 예비지정을 거친 뒤 2차 본지정에 들어가야 최종 선정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림대 등 10곳을 최종 지정한 데 이어 올해 10곳, 2025·2026년 각각 5곳씩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올해 글로컬30대학으로 예비지정된 20곳이 본지정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대학 알리미를 보면 20곳 33개교 중 21개교가 지난해 신입생 충원률이 미달됐다. 특히 이 중에는 정부 지원금을 받고자 '유령 학생'을 등록해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한 대학도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대학에 대한 무리한 국고 투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서울권 대학교수는 "입학자원도 없고 경쟁력도 없어 폐교되는 대학에 1000억원을 투입한들 세계적 특성화 대학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면서 "사업예산이 총 3조원이다. 이 예산이 폐교 위기 대학의 연명 수단으로 단발성에 그치진 않을지, 지역에선 정치적 성과로만 여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대학노동조합은 "대학평가를 재정지원과 연계, 평가를 빙자한 대학 구조조정 추진으로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지방대학에게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마지막 '동아줄'이다. 그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고 자율에 맡겼다. 지방대학들은 저마다 생존을 위한 혁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지방권 대학 교수는 "이 사업은 지역과 동반 성장을 이끌어갈 대학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과 지역소멸 위기를 함께 돌파하겠다는 것이 교육부 목표"라면서 "사업예산이 큰 만큼 우려도 크다. 그러나 사업 성공의 파급력도 클 것이다. 대학 사업이 추진된 지 이제 2년됐고 아직 초기 단계다. 우려보단 응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권태혁 기자 taeh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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